강구영 KAI 사장@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대선 이후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기업적 성격이 강한 KAI는 정권교체 때마다 사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을 물갈이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역대 CEO 중 유일한 내부 출신 인사이었던 하성용 전 사장(2013~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친정부 인사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강구영 사장도 공군 중장 출신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강 사장이 ‘낙하산 인사’ 논란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정권교체 시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12·3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강 사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강 사장은 김 전 장관이 합참 작전본부장이던 시절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다.

최근 경남 사천 소재 KAI 노조가 과거 퇴직했던 일부 전직 임원들의 복귀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물갈이 인사 가능성에 불이 붙었다. 업계는 대권 후보자들의 선거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모씨, 김모씨, 문모씨, 박모씨 등의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강 사장의 경영 성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KAI의 매출·영업이익은그의 임기 첫 해였던 2022년 2조7869억원, 1416억원에서 지난해 3조6337억원, 2407억원으로 각각 30%, 70% 성장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4조6994억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조4030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AI가 완제기 수출 확대로 영업실적을 개선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회사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에서 'AA-/긍정'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최근 KAI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약 1조원 규모의 블랙호크 UH-60 헬기 성능 개량 사업 수주전에서 대한항공에 밀리는 등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그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강 사장을 스마트플랫폼 사업 부당 중단, 전·현직 임원 부당 해고 및 위증교사 시도, 폴란드 FA-50 수출 선수금 관리 부실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KAI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했지만, 강 사장의 평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사장은 지난해 연봉 7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안현호 전 KAI 사장이 2021년 수령한 연봉(6억3100만원)보다 약 23% 높은 수준이자, 공공기관 기관장 지난해 평균 급여(1억9117만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