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미국 공장@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성사될 경우 북미 시장에서 포스코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일본제철은 서로 다른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손을 잡는 등 재무적 안정성에 초점을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본제철은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과감한 자본 투입에 나섰다.

포스코는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소수 지분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 규모는 1조원 내외로 예상되며, 현재 양사는 투자 대가로 생산 물량 일부를 배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고, 생산 증강을 위해 추가로 140억달러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일본제철은 당초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를 전제로 14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US스틸 브랜드를 외국이 사는 것을 받아들이기 좀 힘들다”라며 "왜 직접 공장을 지으면 안 되고 US스틸을 인수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자 투자 규모를 인수금액에 맞먹는 수준으로 대폭 확대했다. 일본제철이 미국 진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새 US스틸 인수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을 얻어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의 현재 철강 생산능력을 합산하면 8600만톤에 달한다. 포스코의 연간 조강 생산능력이 4300만톤인 것과 비교된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의 낙후된 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대규모 현지 설비 투자를 진행하면서 향후 세계 1위 제철기업인 중국 바오산강철(1억3077만톤)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포스코의 경쟁 우위가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포스코가 루이지애나 제철소 생산 물량 일부를 넘겨받는 조건을 현대차그룹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현대제철(당시 INI스틸)이 2004년 고로제철소 건설에 나서면서 포스코가 독점하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자 포스코가 자동차 강판으로 쓰이는 열연제품 공급을 끊어버리는 등 양사가 오랜 경쟁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이 재조명됐다. 세계 2위 철강기업인 인도 아르셀로미탈도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 협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