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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미국의 중국 선박 제재로 국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확대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USTR 공청회 이후 중국산 선박 발주를 취소하는 첫 사례가 등장했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ExxonMobil)은 중국과의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선박(LNGBV) 신조 계약을 취소했다. 엑손모빌은 지난 2월 2만 cbm급 LNGBV 2척을 건조할 슬롯을 중국 조선소에 확보해 둔 상태였으나 슬롯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만료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항만 수수료 부과 계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늦어도 다음달부터 중국 선사 및 중국산 선박에 항구당 100만~350만달러(약 15억~52억원)의 항만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미국행 컨테이너선이 각 항해해서 통상 3~4개의 항구를 거치는 점을 고려하면 선사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당 운송 비용은 600달러에서 800달러까지 증가하게 된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국내 조선소는 글로벌 LNG 벙커링선 발주 물량의 44%를 수주했다. HD현대미포조선은 중형 LNGBV 분야의 선두주자로, 지난해 해당 분야에서만 9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다목적 바지선을 건조해 자체적으로 LNG 벙커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엑손모빌과 LNG 선박 관련 계약을 체결한 이력이 있다.
국내 조선사의 수혜 규모는 미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USTR이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예고했던 것보다 수수료를 낮출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 변수다. 앞서 USTR 공청회에는 항만 수수료 부과 제안에 반대하는 서한이 500개 이상 제출됐다. 미국 수출업자들은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농업, 에너지, 제조업 등의 수출 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