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6척을 계약한 이탈리아 해군의 카를로 베르가미니급 호위함. @Fincantieri
[뉴스임팩트=이정현 통신원] 나카타니 겐(中谷 元) 일본 국방상이 지난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샤프리 삼수딘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중국의 해양진출 견제를 위해 양국의 해양안전보장 협력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회담 직후 일본 방위성은 양국의 관계강화 일환으로 방위장비 및 기술협력에 관한 기업 실무자 간 협의체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의할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요미우리신문 등의 현지 매체들은 해상자위대가 운용 중인 호위함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약 6159km²에 달할 정도로 광대한 바다를 품고 있지만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자국 내 공산주의 게릴라가 제일 골칫거리였기에 해군 전력을 그다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해양진출을 거듭하는 중국과 나투나 제도 등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는 한편 자국 경제와 국력이 성장함에 따라 최근에는 해외로도 눈을 돌리며 해군력 정비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노후화된 아흐마드 야니급 호위함 5척을 교체하고 더 나아가 추가 수상전투함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 계획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이 모가미급 호위함을 베이스로 한 신형 호위함의 공동개발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21년 6월 일본이 아닌 이탈리아의 제안을 채택하였고 첫 호위함 수출을 꿈꿨던 일본은 늘 그렇듯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시금 호위함 수출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2021년 이탈리아와의 계약을 통해 현대화 작업을 거친 마에스트랄레급 호위함 2척을 들여왔고 카를로 베르가미니급 호위함 6척의 건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코 위도도 前 대통령이 추진한 수도 이전 계획으로 인해 추가 수상전투함 조달은 예산문제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던 와중에 변수는 작년 10월에 발생하였는데 조코 위도도를 이어 새로운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취임한 것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군인 출신인데다 조코 위도도 정권에서는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형 수상전투함을 조달하지 못한 경위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 일본은 그가 조코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취하면서 일본의 수상전투함 공동개발 제안을 재고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담과 실무자 간 협의체 마련에 대해 샤프리 삼수딘 국방부 장관은 ‘안전보장에 관한 전략적 협력 강화 등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밝히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 탓에 일본의 기대감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기다려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