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해양플랜트, 아픈손가락에서 효자로...미국 중국 제재에 환호

2016년 이후 9년만에 매출 10조원 클럽 가입 가능성 점쳐져

이나현 승인 2025.01.17 11:53 의견 0
사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이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거듭날 전망이다.

17일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삼성중공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유일의 FLNG 수주 실적 보유 업체인 위슨(WISON) 조선소가 러시아 관련 제재 대상에 등재되면서다.

최근 미 재무부 OFAC(해외자산통제국)는 위슨 조선소가 러시아의 북극 LNG2 프로젝트에 필요한 발전 모듈을 제작·공급하고 해당 사실을 숨기려했다는 이유로 조치에 나섰다. 위슨은 미국 내 자산이 차단되고 금융거래가 금지됐으며, 이 회사와 거래나 지원을 하는 기업들도 동일한 제재 위험에 놓이게 됐다. 위슨이 글로벌 조선 업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에 반등의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2022년까지 삼성중공업이 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2014년 시작된 저유가 시대의 영향으로 오랜 기간 해양플랜트 수주 가뭄을 겪으면서다.

수주 실적의 약 80%를 차지하던 시추 및 해양생산 설비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어 2016년에는 한 건의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럽 일부 선주사들이 해상유전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무리한 설계변경 등을 빌미로 드릴십 인수를 거부하면서 악성 재고를 떠안는 일도 있었다.

2017년 25억달러 규모의 모잠비크 코랄술 FLNG 1호기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업황 회복이 시작됐지만, 중국의 해양플랜트 사업 확장에 긴장해야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에서 신조 발주된 FLNG 물량의 71%(5척)를 수주하면서 업계 절대강자로 여겨졌지만, 최근 위슨이 이탈리아 ENI, 미국 델핀, 나이지리아 등과 3척의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경쟁자로 급부상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업계는 미국의 위슨 조선소 제재로 삼성중공업이 안정적인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았다. 델핀 FLNG 2호선과 모잠비크 코랄 술 FLNG 2호기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각각 약 20억달러, 25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수주와 매출 인식 사이 시차를 감안하면 삼성중공업이 2016년 이후 9년만에 매출 10조원 클럽에 다시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