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표지.＠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브로드컴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간 소송전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해 온 삼성전자가 빠져서다. 보조참가인은 소송 당사자가 아니지만 이해관계 있는 제삼자를 뜻한다.

브로드컴은 글로벌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이다. 스마트 기기에 사용되는 최첨단, 고성능 무선 통신 부품의 시장 지배자이기도 하다. 나스닥 상장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본사가 있다. 지난해 매출액 516억달러(75조2586억원)를 기록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부장판사 황의동 위광하 백승엽)는 시정 명령·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 3차 변론기일을 지난 15일 열었다. 원고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한국·싱가포르 지사 등 4개 사다. 피고는 공정위다.

3차 변론이 시작하자마자 재판부는 "보조참가인 삼성전자가 소 취하서를 냈다"고 알렸다. 아울러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소송에 참가하지 않는 만큼 브로드컴도 자료 열람·등사 제한 신청을 취하하는 게 어떤가"라고 물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취하 여부를 검토한 후 서면을 내겠다"고 했다.

그동안 원고 측은 브로드컴 영업비밀이 담긴 자료를 삼성전자 측이 열람·등사해 갔다며 거듭해서 불만을 나타냈다. 자료 열람·등사 제한 신청도 쏟아냈다. 재판부가 "공정위 의결서처럼 이미 공개된 자료에 대해선 열람·등사 제한 신청을 하지 말라"고 원고 측에 주문할 정도였다. 이제 삼성전자가 소송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변론 절차 진행이 쟁점 위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소송 쟁점은 2023년 9월 공정위가 브로드컴에 내린 제재 처분이다. 당시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2020년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 장기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요구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거래상 지위 남용을 했다며 과징금 191억원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도 내렸다.

2023년 11월 브로드컴은 브로드컴은 공정위 제재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기에 소송은 서울고법으로 넘어갔다.

3차 변론 구두 진술에서 원고 측 대리인은 "브로드컴 부품은 대체 가능하다. 지식재산권 침해 면책 조항 같은 삼성전자 요구 조건도 들어줬다"며 지위 남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 측 대리인은 "삼성전자가 브로드컴 부품을 교체하면 기술 검증이나 통신 당국 승인 절차가 6개월~1년가량 늦어진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불리한 입장에서 부품 공급 계약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두 차례 변론기일을 통해 쟁점 관련 정리를 하겠다. 세 번째 변론기일에서 원고, 피고 측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뒤 변론 절차를 종결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향후 예상 일정을 전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4월 16일이다.

뉴스임팩트 이상우 lee845859@naver.com 이상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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