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스토리] 중국에서 스타 기업인이 살아가기 힘든 이유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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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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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어느 사회나 스타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비단 엔터업계뿐 아니라, 기업의 세계에서도 스타는 존재하게 마련이다.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을 꼽으라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들 수 있다. 그는 갖가지 기행적 행동과 발언으로 늘 뉴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기업인이라면 좀처럼 하지 않을 차기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한때 친 민주당 인사였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어느 순간부터 열성 공화당원으로 바뀌었고, 2024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누구보다 더 열렬히 지지했다.
한국에서 만약 일론 머스크 같은 스타 기업인이 이렇게 분명하게 정치적 성향을 나타냈다면 큰 논란이 되었겠지만, 미국은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다.
그런데, 체험 극과 극처럼 미국과는 정반대인 국가가 있다. 바로 중국이 그렇다.
중국에서도 한때 일론 머스크 못지 않는 글로벌 스타 기업인이 있었다.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 회장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그룹을 키우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 기업인으로 승승장구했던 그는 그룹 탄생 20주년을 앞두고 2018년 돌연 은퇴를 선언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갑작스런 은퇴를 둘러싸고 많은 억측들이 나왔다.
은퇴 당시 일각에선 '아름다운 은퇴'로 포장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지만 그의 은퇴 배경에는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을 앞장서 비판한 것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분노를 사면서 반강제적으로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마윈이 갑작스럽게 일선에서 물러나자, 한 기업인이 마윈의 앞날을 예언한 것이 화제가 됐었다.
2017년 미국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궈원구이는 뉴욕에 거주하면서 중국정부 내 엘리트와 공산당 간부들 간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는 등 시진핑 국가주석의 심기를 끊임없이 불편하게 했다.
그런 그가 마윈과 관련해서 중국정부의 표적이 됐으며 중국을 영원히 떠나지 않으면 부패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이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
당시만 해도 그의 발언은 큰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마윈이 실제로 일선에서 사라지자 궈원구이가 귀신 같이 마윈의 앞날을 예언했다는 재평가가 나왔다.
중국정부의 스타 기업인 괴롭히기는 집요하고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윈이 권력자의 눈밖에 났다는 소문과 함께 중국정부는 공권력을 총동원하여 마윈 괴롭히기에 나섰다. 알리바바에 대한 반독점조사는 3년째 계속되고 있고, 마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강제 지분매각 조치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마윈은 중국정부와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화해의 손짓을 통해 위기를 넘겨왔지만, 자신에 대한 비판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강박증에 가까운 시진핑의 성격 때문에 더 이상 중국에서 재기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윈은 기업인으로 성공한 후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관계에 대해 “사랑은 하되, 결혼은 안된다”며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밝혀왔는데, 돌이켜보면 사랑만 하고, 결혼은 하지 않은 대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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