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스토리]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코카콜라를 마셔야 했던 사연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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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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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코카콜라의 탄생 비화는 널리 알려진대로 1886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약제사 존 펨버튼이 자신의 연구실에서 각성제 효과가 있는 ‘코카’를 주원료로 두통약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 시초였다.
펨버튼은 남북전쟁때 남부연합군 대령으로 참전, 부상을 당했고 그 자신은 한때 모르핀의 심각한 중독자였다. 당시만 해도 코카(coca)의 위험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코카가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믿었던 시기였다.
펨버튼은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에 코카를 즐겨 타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따와 무알콜 코카와인을 만들려고 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코카콜라를 탄생시켰다.
코카콜라가 출시 초기에 두통과 속쓰림에 좋다는 이유로 약국에서 판매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하지만 코카콜라는 이후 세계 음료시장을 제패하는 거인으로 성장하는데, 여러 요인 중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바로 크리스마스 마케팅이었다.
펨버튼이 사망하고 알콜 문제가 있는 아들 찰리 펨버튼이 회사를 물려받자, 코카콜라의 진가를 알아챈 약국경영자 아사 캔들러는 모든 권리를 단돈 2300달러에 사들였다.
아사 캔들러는 광고의 효과를 제대로 아는 사업가였다. 초기에는 힐다 클라크라는 보스톤 출신 여배우를 모델로 활용해 재미를 보더니, 1930년대 산타클로스를 광고에 활용해 대박을 쳤다.
코카콜라가 산타 이미지를 만들기 전의 산타는 사실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어인리들의 수호성인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따온 산타클로스는 수도승의 모습에 선물꾸러미가 든 보따리를 힘겹게 지고 가는 할아버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코카콜라가 만들어낸 산타 이미지는 빨간색 옷에 뚱뚱하면서도 친근한 할아버지 형상이었다. 코카콜라가 산타를 활용해 크리스마스 광고를 만든 것은 겨울만 되면 판매량이 감소하는 고민에서 벗어나려는 마케팅 전략에서 시작됐다.
코카콜라를 손에 쥔 빨간색 옷의 뚱뚱한 할아버지 산타 이미지는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고, 코카콜라를 계절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찾는 베스트셀러 음료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산타는 코카콜라가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허상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산타에게 코카콜라를 연상케 하는 흰색 털이 달린 빨간색 외투를 입히고 커다란 벨트를 채운 것도 코카콜라였다. 이 작업은 당시 유명 일러스트화가였던 해돈 선드블럼이 주도했다.
산타광고의 등장은 코카콜라의 겨울판매량을 단박에 끌어올렸다. 광고에 등장하는 산타가 쉬는 시간에 코카콜라를 마시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코카콜라를 찾았고, ‘겨울=산타=코카콜라’라는 공식을 창출하며 자연스럽게 전세계 성탄절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코카콜라는 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군과 손잡고 새로운 광고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1990년대에는 북극곰을 등장시켜 여전히 겨울에도 찾아야 하는 필수 음료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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