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에 숨겨진 이야기] 한 입 베어 먹은 애플 사과의 비밀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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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7 01:00 | 최종 수정 2024.10.3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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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애플(Apple)이라는 이름과 함께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의 로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상징 중 하나다.
흥미롭게도 이 거대한 브랜드가 한낱 먹다남긴 듯한 과일 조각으로 표현된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다. 애플은 그동안 여러 차례 로고를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인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는 계속 유지되어 왔다.
애플의 로고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들이 인터넷에 퍼져 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 앨런 튜링 헌사설=일반인들 사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 중 하나는 애플의 로고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인 앨런 튜링(Alan Turing)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암호 해독을 통해 연합군이 승리하는데 핵심적인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그의 활약을 다룬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면 그는 천재적 재능을 발휘해 독일군 암호를 해독, 연합군 수 천만명을 살리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튜링은 동성애 혐의로 혹독한 억압을 받았다. 그는 비극적으로 청산가리를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은 애플이 첨단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튜링을 기리기 위해 이 상징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로고의 사과에 한 입을 베어 먹은 모습이 그의 마지막을 떠올리게 한다며, 애플의 미션과 연결짓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단지 미신일 뿐,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애플의 이름과 로고의 진실=애플이라는 이름과 로고의 탄생 배경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애플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그 단어가 그에게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잡스는 당시 과일만 먹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애플’이라는 단어가 간결하고 강력하며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로고 자체는 디자이너 롭 자노프(Rob Janoff)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로고가 앨런 튜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자노프가 설명하는 로고의 간단한 이유는 놀랍게도 사과에 한 입을 베어 문 형태가 사과를 체리와 같은 다른 과일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는 이 상징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만들고자 했으며 기술 회사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사과라는 친숙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단순함이 성공을 부른다=애플의 로고가 튜링과의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상징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자노프의 말처럼 복잡한 철학이나 깊은 의미보다는 단순함과 직관적인 디자인이야말로 애플 로고의 최대 성공 비결로 꼽힌다. 로고를 디자인할 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배경 이야기가 가장 큰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이다. 애플 로고는 그 자체로 미니멀리즘의 상징이며 기술과 인류를 연결하는 다리로써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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