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통제불능 이스라엘 5차 중동전쟁도 불사

최진우 승인 2024.10.09 01:00 의견 0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한 시민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심화되면서 중동지역의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근 50년만에 5차 중동전쟁이 터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역대급 초강경 정치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앞장서 헤즈볼라와 이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는게 아니라 오히려 레바논과 이란까지 가세하면서 중동 전체가 다시 전쟁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갈등으로 촉발된 전쟁의 성격이 180도 바뀐 것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가세가 기폭제가 됐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단체로, 오랫동안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근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도발적인 군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더욱 빈번해졌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휘 아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며 자신들의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자국 영토 방어를 명분으로 즉각적인 군사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이 참에 헤즈볼라의 싹을 자르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헤즈볼라 본거지를 비롯해 헤즈볼라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자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이란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란은 헤즈볼라의 주요 후원자를 자처하며 군사적 지원뿐 아니라 경제적, 외교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달 27일 32년 간 헤즈볼라를 이끌었던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폭격으로 사망하자, 이란은 침묵을 깨고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하며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 5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모습@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그들이 헤즈볼라의 후견인임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적대 의사를 명확히 한 사례다.

이스라엘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공격은 대부분 이스라엘 방공망 시스템에 의해 요격되었지만, 양국간 갈등은 단순한 대리전을 넘어 국가 간 전면전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커졌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적극적인 보복을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란 내 주요 군사 시설 및 핵 개발 관련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격이 실행될 경우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BBC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군 및 정보 기관은 이란의 군사력 및 탄도미사일 발사 기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보복방법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까지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는데, 핵시설 타격을 위해서는 미국 등 서방권의 절대적인 협조가 없는 한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어 이 카드가 실제로 행해질지는 미지수이다.

이스라엘이 긴장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것은 중동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 추가적 군사지원이 필요하고, 전쟁이야말로 추가지원을 받기 위한 가장 빠른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여왔는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통해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을 억제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간 충돌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충돌은 그 자체로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지만, 이란의 개입으로 인해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직접적인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지역 내 여러 세력들이 이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지의 친이란 세력들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동참할 수 있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 역시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에서의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이는 국제 경제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원유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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