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중국에서 최대 온라인 쇼핑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광군제(11월1~11일)가 다가오고 있다.
광군제의 기원은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원래는 여자친구가 없는 싱글 남학생들이 모여 술 마시고 노는 날이었는데 이런 풍습이 난징대를 시작으로 점점 다른 대학에까지 확산되면서 20대 전반에 퍼졌다.
이런 풍습을 겨냥해 2009년 타오바오에서 세일을 시작하면서 광군제는 본격적인 데이 마케팅으로 변모했고, 2010년대 들어서 백화점이나 특히 텐센트나 바이두 같은 중국 포털, 타오바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상업 마케팅으로 이용하면서 중국 전체로 확산됐다.
한때 중국 경제 성장과 함께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적인 쇼핑 데이로 성장했다.
◇하루 매출 160조원 기록했던 2021년 광군제= 2013년 타오바오의 광군제 이벤트 동안의 하루 매출은 58억 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2014년에는 98억, 2015년에는 143억 달러, 2016년에는 178억, 2017년에는 254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해마다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광군제가 절정을 이룬 것은 2021년이다. 당시 광군제 기간 매출이 164조원에 달할 정도로 중국인들은 온라인 쇼핑데이에 열광했고, 시작과 함께 광클에 돌입했다.
당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마지막 날인 11월 11일 8894억 위안(약 164조 45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을 세웠다. 2020년(7697억 위안)보다 16% 늘어난 규모였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기업을 겨냥한 ‘홍색 규제’ 여파로 행사 홍보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광군제 열풍을 막지는 못했다.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021년 광군제 거래액이 사상 최고인 5403억 위안(약 99조90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대비 성장률은 8.4%였다.
징둥닷컴은 2020년 대비 28.6% 급증한 3491억 위안(64조 55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알리바바의 올해 성장세는 매년 20% 이상 거래액이 증가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지만, 징둥닷컴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행사의 전체 성장세는 예년에 비해 크게 꺾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광군제의 인기는 시들해졌다.세일 전에 미리 가격을 올려놓고 세일을 하는 바람에 실제 구매자들이 느끼는 할인폭이 크지 않은데다, 작년부터 심화되기 시작한 경기침체 여파로 중국 소비자들이 쓸 돈이 말랐기 때문이다.
◇중국 덮친 소비침체, 그 흔한 월병도 안팔려= 중국은 작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이다.
최근 중국의 8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지수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4.5% 증가했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에 해당한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9월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중추절(한국의 추석에 해당) 연휴마저 특수가 실종됐다. 한때 50만원을 넘겼던 명주 ‘페이티엔마오타이’ 가격은 1년 전보다 15%나 깎인 40만원대로 내려갈 정도로 인기가 바닥을 기고 있다.
마오타이주를 포함한 백주(白酒) 시장에서 중추절은 대목이지만, 올해의 경우 가격을 내릴 정도로 판매 실적이 극도로 부진에 빠진 것이다.
중추절의 선물용 과자인 월병의 판매량을 봐도 심각하다. 월병은 지난해 총 32만t이 생산돼 220억 위안(약 4조1000억원)어치가 팔렸지만 올해에는 생산량이 30만t, 판매액이 200억 위안(약 3조8000억원)으로 각각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 성도일보는 “중추절에 주류와 월병 판매가 부진한 것은 소비 둔화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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