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철 상명대 국가안보학과장 "학생 진로 넓힐 계획"

"군대 외에 국정원·경호실·공공기관 진출 가능하도록 교육 보강"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건 인턴 기회… 기업과 연계 구상"

이상우 승인 2024.08.06 01:00 의견 0

최윤철 상명대 국가안보학과장(사진 왼쪽)과 박종국 뉴스임팩트 편집국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박종국·이상우기자] 군의 허리 역할을 맡은 중간 간부들이 사라지고 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난해 9481명의 간부가 군을 떠났다. 그중 5년 이상 10년 미만 복무한 대위·중사급 중간 간부 숫자가 4061명에 달했다.

학군단(ROTC) 지원율도 해마다 줄고 있다. 육군 ROTC를 운영하는 전국 108개 대학 중 절반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을 정도다. 학사장교, 부사관 지원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군 인적 자원 확보의 거점 역할을 하는 기관이 있다. 전국 14개 대학에 설치된 군사학과(국가안보학과로도 부름)다. 서울엔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서경대 군사학과가 있다. 뉴스임팩트가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소속 최윤철 학과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윤철 상명대 국가안보학과장.@뉴스임팩트

ㅡ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육사를 나온 뒤 30여년간 군 생활을 했다. 주로 야전에 있었다. 육사에선 훈육관 직책을 수행했다. 육군대학에서 작전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6·25 전쟁을 주로 연구했다. 2015년 상명대에 전임 교수로 부임했다."

ㅡ군사학과는 언제 생겼나.

"군사학과는 2004년에 육군본부와 대학이 협약을 맺어 만들었다. 전문성을 인정받는 직업 장교를 양성하려는 목적이었다. 대전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에 군사학과가 설치됐다. 상명대엔 2014년에 군사학과가 들어섰다."

ㅡ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규모는 어느 정돈가. 여학생은 있나.

"한 해에 34명이 입학한다. 여학생은 아직 뽑지 않는다. 육군이 군사학과를 설치할 땐 여대 ROTC를 활용해 여성 장교를 충원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장교 부족 현상이 심화한 데다 일반 대학 군사학과에서도 여성 장교를 배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서 여학생 선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무감독 시험을 치르는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학생들.@출처=연합뉴스

ㅡ상명대 국가안보학과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되나.

"군사학은 학문적으로 3개 영역이 있다. 양병(養兵·군사력 건설), 용병(用兵·군사력 운영), 양병과 용병을 지원하는 군사 사무다. 이 3개 분야를 가르치고 창의적 적용을 연구한다."

ㅡ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국가적 수준의 외교·안보, 군의 정책, 군사 전략·작전술·전술 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저는 군사 전략과 작전술을 교육한다. 군 정책을 담당하는 교수, 외교·안보를 맡은 전임 교수가 따로 있다. 3명이 분담해 군사학을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계적으로 관련 지식을 배우고 창의적인 확장까지 해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췄다."

체력 검정 중인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학생들.@출처=연합뉴스

ㅡ상명대 국가안보학과의 장점을 꼽는다면.

"서울 중심지에 있는 게 큰 장점이다. 국가안보학과의 역할인 장교 육성을 가능케 하는 근간이다. 수도권에 모여 사는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에서 뛰어난 인재를 가려 뽑을 수 있어서다. 육군도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학생들의 우수성을 인정해 지원하고 있다."

"훈육 교수가 별도로 있는 것도 장점이다.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1학년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때부터 훈육 교수가 충성심, 국가에 대한 헌신, 체력, 리더십, 동료의식 같은 군인으로서 지녀야 할 특성을 학생들에게 배양시킨다. 아울러 군 진로를 지도하고 상담해 준다."

ㅡ졸업생들은 전부 군으로 가는 건가.

"지금은 그렇다. 앞으로 졸업생 진출 경로를 넓히려 한다. 국가정보원이나 대통령경호처, 공공기관은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커리큘럼과 맞닿는 측면이 있다. 이런 방향으로도 졸업생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강하고 있다."

ㅡ기업과 연결해 볼 생각은 없나.

"그러잖아도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게 인턴 기회다. 기업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한다."

표창장을 받는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학생들.@출처=연합뉴스

ㅡ육사와 군사학과가 별반 다르지 않으니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떻게 여기나.

"군은 전장에서 즉각적인 결단과 작전 수행을 해야 하는 조직이다. 상명하복과 일사불란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지나치게 군이 획일화되는 건 위험하다.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해야 군도 건강해진다."

"군사학과도 육사처럼 군의 최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양 기관의 강점은 다르다. 육사 생도들은 통제된 생활 속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는다. 군사학과 학생들은 일반 대학에 다니므로 창의성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살리기에 좋다."

ㅡ젊은 세대가 군 간부 지망을 꺼린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군은 명예와 보상의 두 톱니바퀴로 돌아간다. 군복이 명예롭게 느껴져야 하고 보수나 복지 체계가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간부가 가정을 꾸렸을 때 가족이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거 시스템이 정비돼야 한다. 간부들이 세상 변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도 활성화돼야 한다. 계급 정년 연장을 통한 직업적 안정성 보장, 전역 이후 제2의 인생에 대한 지원책도 시행돼야 한다."

ㅡ군 장교의 제일 덕목이 뭐라고 생각하나.

"충성이나 명예는 당연하다. 특히 중요한 덕목은 정직성이다. 하급자의 부정직한 보고나 행위는 상급자의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져 안보 불안까지 불러올 수 있다. 장교는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정직해야 한다. 정직성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군도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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