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에도 프랑스 외교정책 지배하는 골리즘

프랑스, 러시아·중국·이스라엘 이슈서 미국과 결 달리해

이상우 승인 2024.05.26 07:00 | 최종 수정 2024.05.26 09:44 의견 0

샤를 드골.@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서방 진영 주요 국가인 프랑스가 미국과 다른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냉전 시기 샤를 드골(1890~1970)이 확립한 골리즘(Gaullism)이 여전히 프랑스 외교 정책으로 기능하는 모양새다.

드골은 2차 세계대전 때 자유 프랑스군을 이끌었으며 프랑스 5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프랑스의 위대성과 자주성 보호를 우선시하는 골리즘을 제창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령부 탈퇴, 중국 공산 정권 국가 승인, 독일과의 화해와 협력, 소련과의 관계 형성 등이 골리즘의 대표 사례다.

26일 국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최근 확연한 독자 외교 노선을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기 취임식에 주러시아 대사를 참여시켰다. 그는 미국과 대립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프랑스 간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프랑스 외무부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관련 전쟁 범죄 혐의를 적용해 체포 영장을 청구한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 수석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 정책인 우크라이나 지원, 중국 견제, 이스라엘 후원을 모두 거스른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외무부의 움직임은 미국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기보다 드골처럼 프랑스의 국격에 맞는 선택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드골은 "위대하지 않은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를 도와줄 순 있어도 운명을 함께 하진 못한다"며 미국의 눈 흘김을 무릅쓰고 골리즘을 밀어붙였다.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외교 당국도 드골의 충실한 후계자임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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