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작은 모스크바라고 불리는 중국의 도시 하얼빈에 머물고 있는데 지난 16일 어제 경고가 있었다. 도시 전체에 보안이 강화되니 외국인은 함부로 나다니지 말라는 경고였다.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을 탔는데 경찰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대답을 하지 못하면 이동을 막아버린다. 뿐만 아니라 하얼빈 공업대학역을 포함한 3개의 역은 멈추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하얼빈 공업대학을 방문했다. 하얼빈은 1 베이징에서 12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이틀간의 방중 일정 중 왜 굳이 멀리 떨어진 대학교를 방문하는가? 다른 중요한 일정도 많을 텐데 말이다.
하얼빈 공업대학은 러시아 극동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동북부 헤이롱장성의 수도에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하얼빈 공과대학은 한 세기 이상 동안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교류와 공동 연구의 본거지다.
하얼빈 공업대학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 연구 대학 중 하나이다. 하얼빈 공업대학은 "국방의 일곱 아이들" 이라 불리는 대학 중 하나이며, 국방의 일곱 아이들은 중국의 방위 산업을 통제하는 산업 정보 기술부에 직접 보고하는 대학을 뜻한다.
중러 공동 군사 연구 현장이자 중국의 군사 및 방위 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 기관인 하얼빈 기술 연구소가 이 대학에 있다.
하얼빈공업대학은 미국의 제재대상 대학 리스트인 '실체 리스트' 18개 대학 중 하나다. 2020년 5월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보장국은 하얼빈공업대학을 중국의 군사력 지원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명시했다. 미국은 하얼빈공업대학을 미국 '중점 타격 대상' 대학 명단에 포함했고 위험 대학교로 선정했다.
앙투안 이장바르의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라는 책에 하얼빈기술연구소에 대한 서술이 있다. 저자는 프랑스의 한 공학계열 그랑제콜 박사과정 학생 30명 중에 10명이 중국 하얼빈기술연구소 출신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하얼빈기술연구소는 하얼빈공업대학 산하 연구소로 이 연구소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기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매하는 중국국방과학기술산업국이 관할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 자국의 뛰어난 학생들을 파견한다. 게다가 재정적인 측면까지 관리하는데 고등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국가유학기금관리위원회(国家留学基金委, China Scholarship Council, CSC)는 박사과정 연구원 1인당 약 5만 유로를 프랑스 연구소에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하얼빈공업대학(哈尔滨工业大学 영어명으로는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줄여서 HIT)는 중국에서 알아주는 명문 공대다. 세계 151-200위권, 중국 14-16위권에 드는 대학이다. 1920년 10월 17일, 중국 하얼빈에서 개교한 4년제 공립 단과대학으로, 중국의 항공, 우주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중추적 학문연구기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에서 자체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조립하여 쏘아올린 몇 안 되는 대학 중의 하나로 미사일 기술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대학이다.
'리틀 모스크바'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하얼빈은 한 때 러시아 사람들이 중국인 보다 더 많은 도시였다고 한다. 예전부터 수만 명의 러시아 사람들이 정착해 살았다. 러시아계 사람들은 철도 건설로 와서 정착한 사람들이거나 1917-22년 러시아 내전 당시 중국으로 피신한 사람들이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하얼빈지역은 1969년 중국과 러시아간 갈등이 불거졌을 때 국경 긴장이 고조됐던 곳이었지만, 최근 들어 러-중 교역이 급격히 늘면서 중요한 지역이 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중국방문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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