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인성을 가진 군인 만들기

2016년 시작 외부기관 인성교육 프로그램 다양 효과 높아

이장호 승인 2024.04.26 01:00 의견 0
사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얼마 전 군인 대상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연수를 받고 왔다. 장병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병사들이 많이 참여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라 요즘에는 어떤 방향과 효과를 위해 교육을 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기회가 생겨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 예상했던 것은 군에서 시행하는 집중정신교육 기간에 하던 단체 활동과 놀이 정도로 생각을 했다. 군에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제한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오랫동안 교육을 진행해 왔기에 큰 변화나 대단한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는 내가 예상했던 범위나 수준을 넘어서는 대단히 충격적이고 대단한 것이었다는데 군이 이 정도로 생각을 뛰어 넘고 있다는데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우선, 외부 전문 강사가 육군의 경우 3일, 해군과 공군은 2일 동안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이 많아 계획된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 다 끝나고 나서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병사들이 무조건 활동에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교육효과가 모두에게 나타난다는 점이 과거와는 가장 다른 점이었다.

20대 초반의 요즘 청년들이 군에 와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시련이고 도전이인 것이 사실이다. 그 두려움과 낯섦, 어색함이 버무려진 군 생활을 안 하고 싶고 빨리 끝내고 싶고 아무 생각고 안 하고 싶도록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더욱이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동거는 그 중에서도 가장 불편하고 도망가고 싶은 현실이지만 매일 마주하는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군 생황에 잘 적응하는 병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병사들도 있어 군에서는 항상 이 문제가 부대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지휘관이나 간부들이 하루 편할 날 없이 마음을 졸이고 긴장하는 것도 병사 관리 분야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외부기관의 인성교육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해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에 군에서 이런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군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군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 활동을 지원하고 관심을 보여 오히려 전문기관이 더 긴장하고 프로그램 개발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해야 군의 승낙을 받을 수 있어서 전문강사 교육과 예행연습 등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한다고 말한다. 군으로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기는 하다.

귀하고 자라 군에 온 대부분의 병사들이 모여 함께 살면서 겪는 갈등과 불편함ㅇ을 해소하는 방법 중에 굳이 인성교육을 통한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은 무엇보다 ‘소통’과 ‘이해’의 기회를 제공해서라고 생각한다.

나를 알아가고 주변의 동료,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게임과 발표, 협동 작업을 통해 어느새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전우가 인식되고 그런 전우들과의 삶과 활동이 의미를 가기게 되고, 어느새 이해의 폭이 넓어진 전우들과의 생활이 전부다 즐거워지는 효과가 나타는 결과다.

모든 병사가 다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군에서 이런 활동을 통해 군인이 아닌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데 작은 도움이 되고 변화의 동기부여만으로도 안성교육은 가치를 가진다.

3일이나 2일 동안 짧은 시간동안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하며 방향을 정하는 기회를 부여한 것만으로도 군은 정말 잘 한 것이다. 사회에서도 하지 못한 경험을 군에서 하게 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군은 컷진 일을 하고 있다.

군에서 경험한 인성교육이 그리 큰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 효과가 상당기간 남아 있고, 병사들의 군 생활 기억 중 상위에 들 정도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군이 한 개인에게 도움을 주는 무언가를 했다는 점에서도 인성교육과 같이 병사들이 참여하고 효과가 있는 활동을 많이 개발하기를 기대한다. 교육을 마치고 나오면서 군사훈련도 그런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적극 연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웃고 도와주고 박수치고 감동받는 그 시간동안 병사들이 느낄 감정과 기분을 상상하며 군에서 인성교육이라는 제도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그리고 주로 병사들이 참여하는 것에서 확대해 초급 간부들과 고급 간부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군인 가족들도 같이 참여한다면 동질감과 함께 소통의 시간이 되어 좋은 인연이나 관계로 발전하는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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