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천종훈 전남도립대 인공지능드론학과 교수]SK텔레콤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월 고객 1천1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6일 월간교통 11월호를 통해 공개된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가장 큰 우려사항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설문조사 결과, '안전성'이 가장 큰 우려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교통수단에 있어서 사람의 목숨과 그를 지키기 위한 안전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를 조금 더 보면 전체 응답자의 35%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비싼 이용 요금'(24.1%), '기상에 따른 운행 제한'(17.5%), '소음'(6%), '낮은 탑승장 접근성'(5.4%) 등의 순이었습니다. UAM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높게 우려하는 소음문제에 대한 응답자의 비율이 낮은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입니다만,
전반적인 느낌은 교통수단을 소비하는 주체로서의 의견이라는 것이 엿보입니다. 가성비가 좋으면서도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하는 교통수단에 대한 소비자의 필요성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중에서 '낮은 탑승장 접근성'에 대해 "UAM과 자주 비교되는 수상택시의 실패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라고 밝힌 SK텔레콤의 의견에 매우 동감하고 있습니다. UAM 산업이 기존에 없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업이 미래의 시장성으로 주목한 것은 기존 항공시장과 달리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받아 급속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전성이나 소음 같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비싼 요금과 탑승장 접근성에 대한 교통수단 이용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는 몇 년 후라고 선언한 상용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합니다.
2007년 교통체증 없는 새로운 출퇴근 수단으로 서울시가 도입한 8 ~ 11인승의 수상택시가 지금도 운행 중인 것을 아시는지요?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현재는 수요의 부족으로 출퇴근 노선은 거의 사라지고, 필요할 때 불러 타는 수상 콜택시가 되어 관광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수상택시가 이렇게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상택시로 강을 건넌 후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목적지로 향해야 하는 불편성 때문인 것입니다.
수상택시 도입 바로 전인 2006년 서울시는 하루 2만명의 이용객을 예상했지만 2011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113명에 불과했고, 이 중 출퇴근 이용객은 18명에 불과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산낭비의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수상택시를 활성화하겠다며 수상택시를 관광용으로 활용하는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수익성의 한계가 있는 출퇴근 위주의 수상택시가 아닌 한강르네상스2.0 사업과 더불어 한강의 풍광과 명소를 즐길 수 있는 관광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강 주변에서 열리는 세계불꽃축제와 같은 성수기에는 수상택시를 찾는 사람들이 폭증하여 예약이 일찍 끝나버리는 사례를 보더라도 좋은 방향의 변화라고 봅니다. 시간에 쫒기며 수상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과 달리 관광 수요의 경우에는 다소 높은 가격과 퍼스트 마일, 라스트 마일을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것이 그다지 불편하기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이륙장에 가야 하고, 착륙한 후 가고자 하는 곳까지 가는 또 다른 이동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UAM은 수상택시와 비슷합니다. 이런 이유로 UAM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패에서 배워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수상택시의 예처럼 UAM은 관광이나 응급환자 수송 등 으로 먼저 상용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은 비싼 요금에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관광상품이 될 것입니다. UAM을 타고있는 관광객들 대상으로 하늘에서 쇼핑을 할 경우 차별화된 혜택을 주어 이용 활성화를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착륙장으로 가기 위한 다양한 교통수단들 (대중교통과 개인용 이동수단)은 스마트폰과 연계하여 편리성 등 마케팅전략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UAM을 이용한 관광이 먼저 활성화된다면 동시에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교통사고와 한강의 수해 등에 UAM 기체를 활용하여 구조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모습들을 국민들에게 보여지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용도로 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는 백화점과 같은 상업시설을 갖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거나 재난시 컨트롤 타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의 UAM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이용하고 싶은 마음도 커질 것입니다. UAM 산업은 그때야 비로소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강 곳곳에 명소를 만드는 일도 버티포트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만큼 필요한 일입니다. UAM의 노선과 공역들을 면밀히 검토해서 사업성을 높이고 2025년 상용화 이전과 이후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이용객을 유도하는 방법들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하는 한강변의 멋진 명소와 UAM의 결합은 활성화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 또한 UAM의 인프라가 되어 그를 통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이용객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된다면 하늘길 아래 또다른 산업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수상택시의 사례에서 이미 보았듯이 이용이 불편하거나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교통수단은 소비자인 시민들에게 외면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세상에 없던 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교통수단에 대해서 지금의 대중교통 수단처럼 자주 혹은 항상 이용하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초기에는 급한 일이 있거나 특별한 경우 가끔 이용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2025년 UAM 상용화를 선언한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새로운 교통수단의 대중화를 위해 현실적인 수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종훈 교수 약력
*현, 전남도립대학교 인공지능드론학과 학과장 (공학박사, 무선통신 전공)
*전) ㈜맥슨전자 기술연구소
*전) ㈜현대전자 통신연구소
*전) ㈜한화 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전) 한국 ITS 호남지회장
*전) 대한민국 기술자문위원
*현) 힌국정보기술학회 부회장
*현) 기관, 기업 등 평가 및 자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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