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아했던 태국.. 한국제품 불매운동 벌이게 된 사연

한성규 승인 2023.11.30 14:17 | 최종 수정 2023.11.30 14:19 의견 0
태국관광객@연합뉴스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최근 태국 언론인 더타이거는 태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가지말자는 캠페인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이 태국 내에서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출입국관리 사무소의 과도한 입국거부사례로 발길을 돌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슬픈 사실은 한국 여행을 가지말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이 한때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 가기를 꿈꿨던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한국은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영향으로 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태국에서는 최근 ‘한국 여행 금지'와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두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 X의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태국은 상호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은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태국인의 한국 관광은 결코 쉽지 않다.

태국 내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국입국 거부사태에 대한 불만이 높다. 태국에는 현제 한국제품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있다고 한다. 그 중에 태국인 젊은 여성들은 거의 관광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태국인 여성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현제 39세인 이 태국인 여성은 한국을 좋아하지만 두 번 다시는 한국에는 여행을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돈을 모아 두 번이나 한국에 갔지만 두 번다 입국을 거부당했다. 비행기 표, 예약한 호텔비용 등등을 몽땅 날렸다. 기존에 한국 방문 이력이 없는 태국여성은 거의 99퍼센트 인터뷰룸을 의미하는 진실의 방으로 간다고 한다. 호텔예약기록이나 왕복 비행기 표를 보여주기도 전에 바로 진실의 방으로 향해야 했다고 한다.

방콕모터쇼에 전시된 아이오닉5@연합뉴스


태국 매체 '더 네이션'은 '사랑에서 미움으로, 태국인이 한국에 등을 돌린 이유'라는 제호 기사로 한국 여행을 기피하는 태국인들의 모습을 전했다. 한국이 태국인의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출입국관리 사무소의 과도한 인터뷰가 문제 되고 있다는 내용이 요지였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부 태국인들은 인터뷰에서 급여 전표, 통장, 여행 계획서, 호텔 정보, 출국 항공권 등 모든 서류를 준비했지만, 결국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확실한 신분과 재정 능력이 있는 태국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조차 입국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고 뉴스는 전했다.

태국 정부의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에게 관련 문제를 제기했고, 타위신 총리까지 나서 “해당 사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외무장관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내의 불법 체류자는 2017년도 25만 명에서 23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섰다. 그 중 태국인 불법 체류자는 15만명이 넘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Thai PBS TV는 8월 10일 주태국 한국대사관의 김병철 법무영사 및 한국관광공사 이상우 방콕지사장과 한국 입국불허 이유와 현황 인터뷰를 방송했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의 김병철 법무영사는 Thai PBS 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체류 태국인이 약 18만 명인 가운데 77%인 14만 명 정도가 불법체류 상태이며 이는 한국 내 전체 불법체류 외국인 중 35%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일 태국인 184명을 태우고 제주에 도착한 항공승객의 68%가 불법 체류자로 의심돼 입국재심 대상자로 분류됐고, 결국 110명의 송환결정이 내려진 사실도 있다 엄청난 숫자다.

태국과 한국은 1981년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했다. 입국 전 전자여행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입국 심사 시에 입국목적 소명이 제대로 안되거나 다른 활동이 우려될 때는 입국이 불허된다고 한다.

태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을 찾는 가장 중요한 관광객들 중 하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한국을 찾은 태국인은 역대 최대인 60만 여명에 달했다. 대한민국 법무부는 태국정부 노동부와 2019년 11월에 태국인 불법체류 취업 방지 및 감소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위해 태국 노동부와 정보를 상호교환하고 있다고 한다.

불법체류는 분명한 범법행위다. 하지만 이런 불법 체류자를 막는다는 이유로 한국을 사랑하는 태국사람들 전체를 한국의 적으로 돌리는 실수는 없어야 하겠다. 지금 한국을 싫어하게 된 사람들은 한때 한국과 한국문화를 사랑했고 한국에 오고 싶어서 수년간 돈을 모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돌아가야 했다. 그런 수모를 겪고도 한국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