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전쟁영화 이야기(14)] 성공확률 제로 실화를 다룬 ‘인천상륙작전’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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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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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1950년 6월 북한군의 기습공격을 받은 한국군은 속수무책으로 낙동강까지 밀려난다. 낙동강 전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한국군과 북한군. 전투가 길어지면서 북한군은 보급로와 전투병 투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의 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을 앞세워 기상천외한 작전을 구상한다. 이른바 북한군의 허리를 끊는 인천상륙작전이 그것이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누구나 다 아는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한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한다.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성공확률 5000대 1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에 참여한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담히 그려낸다.
맥아더 장군의 지시로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는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해 인천 내 동태를 살피며 정보를 수집한다. 하지만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은 장학수의 정체에 바짝 다가서는데, 장학수와 그의 부대원들은 전세를 바꿀 단 한번의 기회, 단 하루의 작전을 위해 인천상륙 함대를 유도하는 위험천만한 임무에 나선다.
인천상륙작전의 코드네임은 크로마이트 작전이었다. 전쟁개시 단 3일만에 부산 등 경상도 일부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장악한 북한군은 낙동강 일대에서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국군을 비롯한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너무 빠르게 이동하는 바람에 보급로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북한군은 하늘을 장악한 연합군의 공습에 불안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맥아더 장군은 적의 허리를 완전히 끊는 작전을 구상했고, 인천을 핵심지역으로 찍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 낙동강전선에서 대치중이던 한국군은 연합군과 더불어 대대적인 양동작전을 시작한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사실상 보급로가 끊긴 북한군은 멘붕에 빠졌고, 허둥거리기 시작한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판도를 일거에 뒤집어 버린 일대 사건이었던 셈이다.
영화는 리암 니슨(맥아더 장군 역할)이라는 헐리웃 거물을 스카웃했지만 실제 리암 니슨의 분량은 영화 전체로 보았을 때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러닝타임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한 장학수와 림계진의 치열한 전략싸움과 작전에 투입된 조연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엔딩장면. 첩보부대원들이 작전에 처음 지원했을 때의 순간을 차례로 보여준다. 어떤 이는 공산당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지원했고, 어떤 이는 독립군 집안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자원했고,
또 어떤 이는 나쁜 일하면서 배운 기술 국가를 위해 쓰고 싶어서, 또 어떤 이는 그냥 쌀을 준다기에 자원했다. 전쟁은 알려진 것 말고도 훨씬 더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인천상륙작전은 비슷한 시기 개봉한 1000만 흥행영화 부산행과 제이슨본 등과 경합했음에도 관객 700만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만 영화의 제작동기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았던데다,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모는 현상까지 벌어져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좌우 이념갈등을 첨예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평점: ★★★★☆ (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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