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의 국제논단]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도 안전하지 않다

최진우 승인 2023.03.02 10:21 | 최종 수정 2023.03.02 10:27 의견 0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사키 공군장에서 발생한 폭발=연합뉴스 사진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넘어가면서 전쟁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전쟁초기 러시아군의 일방적 공격에 맞서 자국영토 방어에만 집중했던 우크라이나가 이제는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긴장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만 벌어지는 것으로 인식하던 러시아 국민들의 피해가 잇따를 경우 푸틴은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릴 공산이 높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자국에서 만든 드론을 이용해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본토 곳곳을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작년에도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대해 공격을 감행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6일 러시아 서부 옌겔스 공군 비행장을 겨냥해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최근의 공격은 과거와는 결이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가 활용하고 있는 공격용 드론은 UJ-2로 최대 비행거리가 800km에 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발사할 경우 모스크바 인근까지 타격이 가능한 무기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주 구바스토보가 우크라이나제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구바스토보의 주유소가 민간 인프라를 노린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피해는 입지 않았다고 한다,

구바스토보외에도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약 110㎞ 떨어진 콜롬나를 비롯해 크림반도 인근의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아디게야 등지에서도 드론 공격이 시도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이로 인해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유류 저장고에서 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구바스토보와 콜롬나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불과 100~110㎞ 떨어진 마을로, 모스크바도 드론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을 받을 경우 러시아국민들이 느낄 공포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인들은 그동안 전쟁이 거의 대부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인식하며 전쟁을 남의집 불구경하듯이 했지만 모스크바 혹은 그 인근이 타격을 받을 경우 상황인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벨고로드의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 3대의 공격을 받아 건물과 차량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 뉴스해설자가 모스크바인근 공격에 쓰인 우크라이나 드론을 설명하고있다.=Sky News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러시아군은 즉각 드론공격에 대비해 대공방위 강화에 나섰다. 러시아군은 수차례에 걸쳐 단행된 우크라이나의 드론공격을 모두 물리쳤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AP통신 등 서방측 외신이 현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드론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드론 공격은 서방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방은 전쟁 발발이후 줄곧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러시아를 견제해 왔지만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은 일관되게 반대하는 입장을 지켜왔다. 러시아 본토 공격이 자칫 핵전쟁 등 통제가 불가능한 양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드론공격이 자신들이 벌인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드론 공격이 벌어진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으며, 영토 해방을 위한 방어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드론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가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해서 전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우크라이나는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와 함께 러시아 공항을 비롯해 방송국 해킹 등 러시아 민간인프라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 상공에서는 미확인 물체가 확인돼 정오까지 일시적으로 공항 운영이 중단되는 등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모스크바 시의회 부의장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본격적인 반격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굴복시켜 전쟁 승리를 선언할 꿈에 부풀었던 푸틴으로선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뉴스임팩트 최진우 wltrbriant652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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