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탓만 할수 없는 주술논쟁

검은리본 해프닝

서담 승인 2022.11.02 13:12 의견 0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이태원 압사사고 희생자를 위해 합동분양소를 찾고있다=sbs뉴스 유튜브 영상캡쳐


[뉴스임팩트=서담 전문위원]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는 너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꽃다운 나이의 청년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다니 그저 먹먹할 뿐이다. 다시는 이런 처참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관공서의 공무원들이 추모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난데없이 근조 리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근조라는 글씨가 쓰인 검은 리본을 관행적으로 가슴에 달았는데, 이번에 행안부에서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일선 공무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고 한다. 근조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새로 구입하거나, 글씨가 없는 쪽으로 뒤집어 달았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이를 비판하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근조 글씨가 있건 없건 추모의 뜻을 담은 검은 리본이면 무방하다는 지침을 다시 내렸는데, 쓸데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많은 네티즌들이 근조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라는 지침에 대해 주술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자 수습에 나선 모양새이다. 진실이 무엇이건 이런 논란은 현 정부에서 계속 자초하고 있다.

이미 대선 토론 때부터 손바닥에 써넣은 "王"자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고, 급하게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것이나, 도사와 관련한 발언과 영빈관을 이전해야 한다는 녹취록 등, 주술과 관련한 의혹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되었기에, 이번 추모 리본 지침과 관련해서도 그런 의혹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모 리본에 근조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라는 세부 지침을 내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의혹이 생겨나는 것이다.

세칭 "도사"와 무속과 관련해서 천공이나 건진법사라는 인물이 이미 후보시절부터 동영상이나 토론회 등에서 여러 번 언급이 되었고,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만든 것은 당사자들이 자초한 일이다. 영국까지 날아가서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못한 것에 대해서도 천공의 강연 중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조문을 가면 악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다"는 발언과 연관하여 추측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 후보시절부터 지속된 일련의 사건들이 그런 연관성을 충분히 의심하도록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 의심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고, 현재까지는 그저 근거 없는 추측이며 가십 수준의 소문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될 일이다. 왜 이런 의심이 끊임없이 제기되는지 그 문제의 근원을 파악해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하는데, 오히려 의구심을 키울 수 있는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비선에서 움직인 일개 개인에 의해 국정이 좌지우지 되었다는 의혹이 결국 탄핵으로 이어졌다.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일인데, 어찌된 일인지 유사한 의혹이 현 정부의 집권 초기부터 계속 제기된다는 것은 분명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은 가짜 뉴스 탓만을 할 일이 아니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벌써 강구했어야 할 일이다.

이런 일련의 의혹과 이미지 문제는 결국에는 최고 통수권자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본인의 처신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국민적 불안을 해소시키지 못한 것은 결국 국정을 이끌고 있는 의사 결정권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부정적 사안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운용하는 것도 결국 본인의 책임이기도 하다.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또는 "경험이 부족해서," 등의 변명을 정권 초기의 미숙함으로 이해해 주기에는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로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소문이 꾸준히 떠도는 것도 결국에는 국정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서담 ibero.asi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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