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품격과 대통령의 자질

서담 승인 2022.09.30 10:30 | 최종 수정 2022.09.30 10:31 의견 0
사진=Jtbc뉴스 유튜브 공개영상 캡쳐


[뉴스임팩트=서담 전문위원]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평상시 느끼지 못하던 사실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국가의 위상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외국에서는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위상이 후진국이었을때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와, 선진국민이 된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특히 한류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난 이후에 외국에서 받는 대우는 격세지감을 저절로 느끼게 한다. 경제 선진국은 물론이고 문화 선진국의 시민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자부심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다. 국가의 품격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는 대통령 때문이다. 막말 논란은 빙산의 일각이고, 대통령이 보여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외교 행보로 인해 국가의 품격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조문으로 시작된 이번 해외 순방은, 주요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국가의 수장답지 않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조문을 가서 정작 교통문제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조문을 못한 것은 의아함을 자아내는 일이다. 다른 모든 국가의 정상들이 걸어서라도 조문을 마쳤는데, 교통문제로 조문을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무속인 천공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조문을 가면 악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다"는 동영상을 올린 후 바로 다음날 대통령은 출국 시간을 원래 예정되었던 7시에서 9시로 늦추었고 조문은 불발되었다.

결과적으로 천공의 조언에 따라서 조문을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출국시간을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행보가 되었다. 윤대통령이 천공의 유튜브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대선 토론에서 유승민의원에게 건넨 발언으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격이 추락한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것은 영국 조문에 이어서 참석한 유엔총회에서의 행보이다. 애초에 외교부에서는 이번 유엔총회 참석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참석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엔총회에서 일본, 미국과 정상회담이 확정되었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있었다.

이 발표 이후, 이미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삐걱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었다. 일본 측에서 곧장 한일정상회담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왜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여당에 호의적인 조선일보조차 사설에서 이번 한일회담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보통 정상회담은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대통령실은 일본이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했다. 일본 측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도 흔쾌히 하기로 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반발을 불렀다."며 결국 "윤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행사장을 찾아가 회담을 시작한 후에야 회담 사실이 공개됐다. 우리는 '약식 회담'이라고 했지만 일본은 '간담'이라고 했다."고 사설에서 비판하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이런 비판이 나올 정도면 굴욕적인 상황이라 해도 할말이 없는 외교참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굴욕적인 한일회담에 이어서, 졸지에 한국 네티즌들에 의해 이름이 "조 날리면"으로 개명된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아예 불발되었다. "48초 환담"이 외교성과라는 어거지스러운 주장까지 접하고 보면 국격은 아예 실종된 느낌이다.

이와 관련, 역시 현 정부에 호의적 성향인 중앙일보의 사설 제목은 "48초 만남에 저자세 논란까지 부른 외교 실책"이었다. 사설은 한미 정상의 만남이 48초 회담으로 끝난 것은 "참사"라고 적고 있다.

이번 해외 순방에 대한 동아일보의 사설 제목은 좀 더 직설적이고 자극적으로, "쫓아가 30분, 기다려 48초, 막말 사고... 국격 돌아보게 한 외교"였다. 사설은 국민이 나라의 격을 걱정하며 자존심 상해하는 지경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당에 호의적인 보수 언론들이 일제히 나서서 이번 윤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도저히 봐주기 어려운 외교 참사로 규정한 것이다. 불과 몇 개월전만 해도 외국 정상들이 한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경쟁적으로 서로 요청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급격하게 국격이 추락하게 되었으니, 그거 기가 막힐 일이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원인으로 조중동 3개 언론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원인은 바로 윤대통령 본인이다. 대통령이 국격을 이렇게 추락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말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것은 틀림없는 진리이다. 어차피 집에서 새는 바가지인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제발 밖에 나가서 국격을 줄줄 흘러내리게 만들지 말고, 집에만 있을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싶다. 그리고 천공의 유튜브는 제발 그만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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