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서평] 푸틴이 실패한 이유를 알려주는 책 '실패의 본질'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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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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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정희기자] 일본에서 매우 높게 평가받는 비즈니스 서적이 있습니다. 1984년에 나온 '실패의 본질'이라는 책입니다. 국내에는 2009년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란 제목으로 공식 출간됐죠.
이 책은 일반적 비즈니스 서적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2차 대전) 때 일본군이 치른 태평양 전쟁을 분석한 책입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 겁니다. 전쟁과 기업 경영이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해도 후한 점수까지 줄 만한 책인가 하는 거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전쟁과 비즈니스, 자기계발을 아우르는 훌륭한 서적입니다. 노나카 이쿠지로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저자 여섯 명은 전쟁을 다루면서도 전쟁에만 몰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일본군의 작전 실패를 통해 어느 시대, 어느 조직에나 통하는 원리를 추출해 냈습니다.
노나카 교수와 다른 저자들이 지적한 일본군의 실패 이유는 모호한 작전, 중앙과 현지 간 소통 불명확, 독단적 정보 해석, 객관적 전력보다 주관적 정신력에 의존하는 풍토, 인맥 중심 인재 기용, 학습 경시 등입니다. 이게 과연 전쟁에만 해당하는 실패 이유일까요. 아닙니다. 기업은 물론 개인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즉 실패의 본질에 나오는 일본군, 2차 대전, 태평양 전쟁은 단지 소재에 불과합니다. 핵심은 군대가, 기업이, 사람이 실패하는 근본 원인입니다.
따라서 실패의 본질을 읽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왜 우크라이나 조기 점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력을 너무 얕봤습니다. 전쟁만 하면 수도 키이우를 순식간에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했죠. 정보를 독단적으로 해석한 겁니다.
게다가 푸틴은 지금 작전도 명확하게 지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진짜로 우크라이나에서 하려는 게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는 거죠. 이리되면 아무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보다 전력이 월등해도 전쟁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국가, 기업, 사람이 실패할 겁니다. 하지만 실패 양상은 다양할지언정 근본 원인은 실패의 본질에 나오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이 책은 범용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감히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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