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독서인 손자병법을 응용한 상호 관세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신망을 잃어간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상호 관세는 교역 상대국의 관세 장벽만큼 미국 역시 관세를 올리겠다는 정책이다.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명장 손무가 쓴 책이다. 동양 병법의 최고봉으로 꼽히며 서구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인도 26%, 한국 25%, 일본 24% 등의 상호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한발 물러섰다. 대신 트럼프는 보복 관세를 선언한 중국엔 1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입장 변화를 두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설득이 주효했다, 증시 폭락에 이어 미국 국채 가격까지 급락하자 트럼프가 부담을 느꼈다 같은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 전략이었다"는 베센트 장관 주장이 사실이라면 트럼프가 중국 숨통을 조이기 위한 명분을 만들고자 관세 폭탄을 밀어붙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손자병법의 가르침인 '전쟁은 속임수다'를 트럼프가 상호 관세에 적용했단 얘기다.
트럼프의 노림수가 무엇이든 간에 상호 관세는 큰 역효과를 낳았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를 비롯해 미국을 굳건히 지지해 온 동맹국들이 트럼프의 일방적 경제 정책에 대놓고 반기를 들었다. 보복 관세를 공언한 국가마저 있다. 트럼프가 집권하는 한 동맹국들이 예전처럼 미국을 성원하긴 힘든 상황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이 속임수라고 하면서도 장수가 신뢰감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변에서 믿지 못 하는 장군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순 없단 의미다. 이를 고려할 때 대(對)중국 견제에 필수적인 동맹국의 신뢰를 저버린 트럼프는 손자병법을 어설프게 써먹다가 만회하기 어려운 실수를 한 셈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말이 트럼프에 딱 들어맞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