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현대제철이 ‘철강 공급과잉'과 ‘노사 갈등’이라는 양대 악재를 뚫고 실적 반등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이번 분기에 철강 가격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중국이 원료 강재 생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수급 조절에 들어가고, 한국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최대 38%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가격 인상의 조건이 갖춰져서다. 국내 제강사들도 봉형강 제품 생산을 전면 셧다운 하는 등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의 감산 발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실제 생산량이 10억톤을 웃돌며 줄어들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수급 조절의 성격이 짙어졌다는 점에서 기대가 쏠린다. 철강 수요의 절반을 담당하는 건설업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판로가 좁아지고 있어 인위적인 공급 축소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철강업협회는 지난달 21개성 5대 품종 철강 재고가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국가통계국은 철강 가격이 저점을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이 줄어들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내수 판매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요 회복이 여전히 더디지만 대선 이후 경기 부양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현대제철 노사가 장장 7개월 만에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지은 점도 호재다. 이들은 임금을 10만1000원 인상하고, 성과급 기준을 ‘기본급 450%+1050만원’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존 사측 제시안(기본급 450%+1000만원 지급)에서 임금을 추가로 올리고, 일시금 50만원을 증액한 조건이다. 그간 노조 파업으로 현대차그룹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냉연 라인이 중단되면서 250억원이 넘는 추정 손실액이 발생했던 것을 고려하면, 양측의 합의로 생산이 안정화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긍정적이란 해석이 나왔다.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현대제철의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되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경기 둔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 정부가 수입 철강재의 원산지를 쇳물 기준으로 강화할 경우 추가적인 스프레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