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 사옥 그래픽.@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옛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삼성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삼성웰스토리 이익을 챙겨준 적이 없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4차 공판기일을 지난 27일 열었다. 피고인은 최지성 전 미전실장, 삼성전자 법인, 삼성웰스토리 법인, 박한진 전 삼성웰스토리 경영지원팀장이다.

최지성 전 실장은 1951년생으로 강원 삼척시 출신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판매사업부장(상무), 디스플레이사업부장(전무), 디지털미디어 총괄 부사장, 정보통신 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2022년 11월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3~2020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를 동원해 삼성웰스토리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매출액 2조5951억원, 영업이익 3426억원에 달하는 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박한진 전 팀장에겐 2018년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를 조사할 때 증거 문건을 은닉, 파쇄한 혐의가 있다.

14차 공판 증인으로 윤상민 삼성웰스토리 경영지원팀장(상무)이 나왔다. 그는 2007년~2016년 삼성웰스토리 관리그룹에서 손익 업무를 담당했고 미전실과도 소통했다.

신문 과정에서 검찰은 윤상민 상무가 관리그룹 실무자 시절 작성한 미전실 보고 문건을 여러 개 제시했다. 해당 문서에 의하면 미전실은 삼성웰스토리에 목표 이익률을 올려 잡으라고 했다. 계열사 식수(食數·급식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삼성웰스토리가 목표치보다 더 벌어들일 수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미전실이 삼성웰스토리 이익률을 관리하려 한 이유가 뭐냐", "삼성웰스토리가 계열사를 상대로 이익을 많이 내면 계열사가 피해를 보지 않나"고 지적했다. 미전실이 삼성웰스토리에 부당 이익을 안겨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에 대해 윤상민 상무는 "미전실은 삼성 컨트롤타워로서 계열사가 이익을 신장시키길 원하지만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계열사 입장에선 현실적인 목표치를 수립하길 희망한다. 삼성웰스토리 역시 마찬가지여서 미전실과 줄다리기를 했다"며 "계열사 식수 증가 외에 식자재 유통 개선을 비롯한 다른 이익률 상승 요인도 문건에 나온다"고 했다. 미전실이 삼성웰스토리를 밀어주고자 계열사 식수를 언급한 게 아니란 얘기다.

윤상민 상무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진행한 반대 신문에서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삼성웰스토리가 외부 고객사보다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건 맞다"면서도 "계열사가 원하는 고품질 급식을 제공하려면 재료비를 비롯한 원가 부담이 커지기에 식단가가 비싸진다. 삼성웰스토리가 손해를 떠안으면서 장사할 순 없지 않나"고 했다.

아울러 윤상민 상무는 "평균을 계산하면 계열사보다 외부 고객사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병원, 학교 같은 곳이 급식 품질보다 저렴한 가격을 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4차 공판을 마친 뒤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했다. 내달 15일 오전 11시 공판준비기일이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