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20년 넘게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정적 제거로 집권을 연장하려 한다.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그가 오스만제국 술탄들도 하기 힘들었던 30년 집권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르도안은 1954년생으로 축구 선수 출신 정치인이다. 의원내각제가 시행된 2003~2014년 총리를 지내며 실권을 휘둘렀다. 이후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고 의원내각제도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했다. 2014, 2018, 2023년 세 차례 대선에서 승리했다. 여당인 정의개발당의 대표직도 맡고 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의 대항마로 꼽히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이 최근 체포됐다.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지원, 뇌물 수수, 횡령,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이마모을루는 제1야당 공화인민당 소속 정치인이다. 지난해 이스탄불시장에 재선해 에르도안 시대를 끝낼 차기 주자로 주목받아 왔다. 튀르키예 수도는 앙카라지만 최대 도시는 인구 1600만여명이 거주하는 이스탄불이어서 이스탄불시장은 상징성이 있는 자리다. 에르도안도 이스탄불시장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이마모을루 체포가 민주주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지만 당장 에르도안의 입지를 흔들진 못 할 전망이다. 튀르키예 정부와 여당이 똘똘 뭉쳐 '튀르키예는 삼권 분립 국가다. 대통령(에르도안)과 사법 조사를 연결 짓지 말라'며 서방 진영에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비자금 조성 의혹, 세속주의 노선 이탈 논란, 군부 쿠데타, 경제 위기를 비롯한 각종 악재를 극복하고 권좌를 지켜 왔다. 이번엔 정적 제거라는 강수를 통해 권력 유지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이마모을루가 없다고 해서 에르도안 의도가 먹힐진 미지수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갈수록 야당세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2028년 대선까지 남은 3년간 튀르키예 정국이 어떻게 요동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