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분 휴전을 이뤄내는 데 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의 체면을 살려주고 협상 주도권을 틀어쥐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와 푸틴은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각) 1시간30분간 통화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 30일 휴전, 전면적 휴전 협상 개시, 중동 충돌 확산 방지, 전략 무기 감축 논의 진행을 합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휴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휴전이 트럼프가 약속한 종전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하면 24시간 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해 왔다. 하지만 결과물은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에 한정된 30일 휴전이다. 전장에서 숱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죽어 나가는 현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러시아와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너무 빨리 드러내는 바람에 푸틴의 협상력만 키워줬다. 푸틴으로선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주(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자포리자주·헤르손주) 병합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진영의 군사 지원 중단까지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이후 협상에서 트럼프가 또다시 조급증에 사로잡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안보마저 양보할 경우 남베트남의 패망을 불러온 1973년 파리 평화 협정이 재현될 수 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매듭짓겠다며 남베트남의 반대를 물리치고 북베트남과 파리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안전 보장이 빠진 평화 협정은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1974년 북베트남은 남베트남을 침공했다. 1975년 4월 30일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이 함락됐다. 미국은 남베트남을 돕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