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美 특수합금 시장 겨냥...보호무역 변수 ‘현지화’로 넘는다

세계 특수합금 시장 2031년까지 연평균 8.5% 성장...대미 수출 쿼터 제한은 우려

이나현 승인 2024.05.22 14:47 | 최종 수정 2024.05.22 14:50 의견 0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세아그룹이 미국 특수합금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직접투자에 나섰다.

22일 세아베스틸지주와 100%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미국에 특수합금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21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아베스틸지주가 미국 내 투자법인인 세아글로벌홀딩스와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를 설립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40억원을 투입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1490억원을 출자한다. 2026년 준공이 목표이며, 공장은 연간 6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생산단계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특수합금은 세아베스틸지주의 기존 주력 강종인 탄소합금강, 스테인리스강 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 평균 니켈합금의 단가는 톤당 약 6900만원, 코발트합금 톤당 약 3000만원이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이 추정한 세아창원특수강 스테인리스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는 330만원이다.

사진@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매출 중 특수합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에 불과하지만, 향후 미국 공장을 필두로 현지 방산•항공•우주 업체인 보잉, 록히드마틴,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 납품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페이스X의 로켓과 위성에 들어가는 특수합금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특수합금 시장에서 미국은 2021년 기준 40.0%(연 18만톤)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특수합금 시장 규모는 2021년 68억달러에서 2031년 150억달러로 확대, 연평균 성장률 8.5%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수출을 늘리는 데 있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철강에 부여하는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3배 이상 높였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관세 인상 조치가 동맹국과 비동맹국을 가리지 않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 2018년부터 대미(對美)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에 따라서다.

특수합금은 쿼터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쿼터가 정해질 경우 미국 내 수요가 늘어나도 수출길이 막힐 수 있어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현지 생산 거점인 SST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을 구축한 업체들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 무역장벽을 두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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