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현지르포-미국편③] 바이든과 트럼프 누가 경제를 살릴까

5개주 트럼프 앞서고 바이든 1주만 선두
바이든이 하던 정책만 아니면 된다 ABB(Anything But Biden)

최진우 승인 2024.03.01 02:00 의견 0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연합뉴스


글로벌경제가 코로나19에서 해방됐지만 고금리라는 장애를 만난지 거의 2년이 다 되가고 있다. 봉쇄로 경제활동이 꽉 막혔던 코로나기간 막대한 돈을 풀어 국민들의 생활을 지원했고, 그 덕분에 경제를 지탱했던 많은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이란 값비싼 청구서를 받아쥐자 금리를 크게 올려 인플레이션을 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금리는 국가경제에서 기업활동, 일반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하다. 엔데믹이후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지배하는 글로벌경제의 현장을 뉴스임팩트가 직접 발로 뛰어 현지르포로 전한다. <편집자주>

[피닉스, 플래그스태프(미국)/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미국의 애리조나는 오랜기간 보수의 심장지로 꼽힌 지역이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버락 오바마에게 패배한 보수의 품격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그런 애리조나가 지난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대신에 도전자였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바이든이 압도적으로 이긴 큰 표차는 아니었고 불과 0.3%P 차이였지만, 상당기간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애리조나가 바이든에게 표를 던진 것은 당시 정치적 지형을 고려한다면 이변 가운데 하나였다. 애리조나의 주도인 피닉스에서 만난 애리조나 주민들 역시 2020 대선 결과가 다소 의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리조나주립대(ASU)가 위치한 맥도웰 거리에서 이탈리아 식당을 운영중인 에릭 코트니씨는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보수중심지로 여겨지는 애리조나에서 승리한 것은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화제거리였다”면서 “선거결과가 민주당 승리로 나오자 트럼프 후보캠프에서는 부정선거의 한 증거라고 공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립대 혁신센터. [피닉스=최진우 전문위원]


애리조나주립대 캠퍼스에서 만난 경영학과 2학년생인 제프 맥컬리씨는 기자의 취재요청에 흔쾌히 응하면서 화제가 올해 있을 대선 얘기로 옮겨가자 눈을 반짝이며 많은 말을 쏟아냈다.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경제가 좋아질지, 아니면 나빠질지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젊은세대들도 이번 대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선거결과가 다시 애리조나에서 재현될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이 그렇게 인기가 좋지 않은데다, 경제상황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많아서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맥컬리씨는 “당시에는 투표권이 없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누구를 뽑을지는 비밀”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프레스콧칼리지 리디아 킴벌리 부처장. [프레스콧=최진우 전문위원]


애리조나 프레스콧 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의 온라인 학위과정 지원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만난 프레스콧칼리지의 입학팀 리디아 킴벌리 부처장은 인터뷰중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 오는 11월 대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킴벌리 부처장은 “개인적으로 정치전문가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종종 정치에 대한 화제가 올라오곤 하는데, 아마 선거에 대한 관심이 반영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직설적 질문을 내놓자 그는 웃으면서 “노코멘트”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가 시에나대와 함께 작년 11월 실시한 여론조사는 애리조나 주민들의 정치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당시 여론조사는 6개 경합주 3662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5개주에서 트럼프가 앞섰고, 바이든이 앞선 주는 1개주에 불과했다. 6개 경합주는 네바다,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이며,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은 이곳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위스콘신을 제외한 5개 지역에서 트럼프에 밀렸다.

특히 애리조나의 경우 트럼프 49%대 바이든 44%로 비교적 큰 격차로 바이든이 트럼프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를 주도한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분위기가 대선까지 이어 나갈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보다 훨씬 많은 30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이 6개주 모두에서 승리,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머문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했었다. 미국 대선결과는 사실 미국뿐 아니라, 거의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이슈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성향만큼 추구하는 경제정책의 방향이 극명하게 달라서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경제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파급효과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의 경우 큰정부를 지향하며 전기차,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자유무역, 완화적 이민규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작은정부를 지향하며 친환경 반대, 전통산업 우대, 국방비 증액과 보호무역 강화 등을 지향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극단적으로 "바이든이 하던 정책만 아니면 된다"는 'ABB(Anything But Biden)'를 표방하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중국을 계속해서 압박하겠다는 것 하나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윤석열정부 들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한국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이미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의 굵직한 재벌기업들은 미국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린 상황인데,

만약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정책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를 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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