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부족....하다 하다 50~60대 활용까지

이장호 승인 2024.02.07 14:31 의견 1
사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병력 자원 감소 문제가 이제는 수면 아래에서 안줏감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이슈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까지도 출생아수 감소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가 주된 주제였는데, 이제는 당장 안보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상황으로 변한 모양이다.

최근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관호 책임연구위원의 ‘병역자원 감소 시대의 국방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예상 외의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22년 국군의 정원은 50만 명이었으나 실제 연말 병력은 48만 명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이는 우리 안보 상황을 감안하며 북한의 병력 120만에 비해 약 1/3 수준밖에 되지 않아 다른 전투력 지수를 고려해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조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50만여 명 수준인 국군 상비 병력은 오는 2039년 39만3,000여 명, 그리고 2040년에는 36만 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눈에 띠는 주장이 또 하나 등장했다. 온라인상에서 저출산에 따른 병력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5~75세인 남성을 동원해 ‘시니어 아미’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단지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라 그럴듯한 주장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주장은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한겨레에 기고한 글을 통해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쉽고 효율적인 대안으로 “건강한 시니어”를 활용하면 된다는 주장을 해 발단이 되었다.

그에 따르면 현재 55~75살인 약 691만 명의 남성 중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 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 번 총을 들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이 그 주장의 바탕이다.

물론, 이 주장은 허무맹랑한 얘기로 여겨지고 있지만, 의외로 많은 긍정적인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1%도 없는 얘기지만 시니어들의 열정을 불태우는 데는 이 보다 좋은 소재가 없을 정도로 뜨겁다.

문제는 이 얘기가 하나의 해프닝이나 무시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주장이 힘을 받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어서다. 우선은 현재의 병사 수준이 예전 시니어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수준이 낮고 특히, 군인정신 면에서 시니어들이 훨씬 잘 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위 MZ 세대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군인으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과거 군 복무의 경험을 살린다면 더 효과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무래도 그건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군 복무의 나이와 체력, 한국의 고유문화를 감안하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인 확실하다. 20대 초반의 소위가 60세의 병사에게 쉽게 명령하고 충성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은 당연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니어 군 복무의 배경에는 병사 월급이 그 배경이라는 얘기가 많다. 병사들이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봉급을 받는 것이 시니어들의 구미를 당긴 모양이다.

병사 월급이 50만 원이었던 시절에는 이런 얘기가 없었다. 우리사회 시니어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비유가 된 것 같은 씁쓸함을 느낀다.

나는 이 뉴스를 보면서 군이 이 정도로 우스운 존재가 되었나하는 점과 병력 자원 감소에 대해 국방부는 도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선, ‘60세 정도의 어르신들이 군을 지킨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안보는 안전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국민들은 시니어 군대를 정말 북한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북한이 1945년 정권 수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 없는 것이 ‘한반도 공산화’라는 무력 통일이다.

북한이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고 미국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협상을 할 정도로 힘을 키워왔는데, 그런 북한을 우리가 이런 방안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버텨왔다고 해도 이제부터가 문제다. 시니어 군 복무 같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고도 우스운 상황인데도 국방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장기적, 현실적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

불과 10년 후면 더 이상 논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닐 것이다. 지금 대책을 세워도 그 효과가 10년은 걸릴 텐데 내가 아는 바로는 대안이 없다. 소위와 하사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고민과 대책이 필요한 것은 군 차제의 유지에 대한 문제다.

국방 장관 5명만 교체되면 당장 닥치는 문제다. 아마 그 때가 되면 매일 회의해도 답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결국은 여성 징병제와 복무 기간 연장 같은 대안이 가장 현실적인 답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나라의 예를 봐도 그렇다. 사람은 인위적으로 쉽게 금방 늘릴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한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남과 북이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어 군대가 하나로 합쳐진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모병제, 여성 직업군인제가 당연하게 될 것이다. 군인이 되고 싶은 사람만 군에 가는 희망사항이 결실을 맺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얘기는 우리 사정과는 별개로 북한이라는 변수가 결정할 문제다.

남과 북의 군사적 대치와 전쟁 가능성이 있는 한 요원한 얘기다. 통일이 그리 쉽게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시니어 군 복무 같은 황당한 주장 말고 현실성 있는 대안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시니어 군 복무를 주장은 사람은 정말 그렇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묻고 싶다. 군대가 장난도 아니고 역사적 교훈과 아픔을 전혀 모르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군을 우습게 봐도 정도껏 해야 한다. 수많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청춘을 바쳐가며 복무한 군 생활을 너무 폄훼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시니어들이 군 복무를 할 정도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된다는 말인지.

그런 군대를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점심 때 만난 군 선배가 한 마디 하셨다. “눈도 침침하고 귀도 안 들리고 다리 힘도 없는데 무슨 군대야?” 하시면서도 “뽑아주면 나야 고맙지. 할 일도 없는데”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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