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집권 좌파정권 대 극우 정치인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가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언론에서는 불과 1년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밀레이가 당선되자 이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밀레이는 남미판 트럼프라 불릴 정도로 극우색을 분명하게 드러낸 인물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그는 2021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처음 정치무대에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그는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집권좌파인 세르히오 마사 후보와 경합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집권좌파의 경제 실패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최고 185%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40%대의 빈곤율은 밀레이에게 최고의 호재로 작용했다.
결국 밀레이는 1차 투표때 마사(37%)에 이어 2위(30%)를 기록한 데 이어 결선투표에서 마사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밀레이는 여러모로 기존 정치인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로 불리는데, 정치색만 놓고 보면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 선거공약 덕분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비유되곤 한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밀레이가 당선되면서 향후 아르헨티나의 정책은 일대 변혁이 예상된다. 밀레이는 이미 살인적인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미국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하는 수밖에 없다는 누차 강조했다.
중앙은행을 없애겠다는 극단적인 공약을 비롯해 낙태금지, 무기판매 자유화, 인체 장기판매시장 개방 등 쉽게 실현되기가 어려운 공약들을 어떻게 추진해나갈지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위안화를 무기로 남미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던 중국과의 마찰이 예고되는 점은 흥미롭다.
밀레이 당선인은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했던 전임 좌파정부와는 다르게, 중국을 극도로 불신하고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하는 등 향후 중국과의 협력체제를 끝장낼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전임 좌파정부가 추진해온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가입하는 브릭스(BRICS)도 철회할 공산이 크다. 브릭스는 당초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었다. 대신 미국과 이스라엘 등과 새로운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친미정책을 펼칠 것임을 공언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뼈아픈 선거결과일 것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에 이어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관계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밀레이의 등장으로 큰 악재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남미에서는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 브라질, 과테말라 등에서 잇달아 좌파정권이 들어섰고, 콜롬비아에선 역대 첫 좌파 정권이 탄생하는 등 핑크 타이드(좌파정권 집권) 물결이 거셌다.
중국은 좌파정권이 남미를 휩쓸자 적극적으로 경제적 원조를 앞세워 친중국 국가 벨트를 만드는데 노력했는데,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경제실정에 지쳐 극우 정치인을 선택하면서 향후 일대일로 정책에도 상당한 전략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밀레이 당선자는 다음달 10일 대통령에 취임하며 임기는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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