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분석②] 소프트뱅크 손정의 등친 위워크 창업자 뉴만
퇴직위로금 10억달러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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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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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공유경제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16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아담 뉴만이란 젊은이를 만난다. 뉴만은 2010년 위워크라는 회사를 차린 후 줄곧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이었다.
히피처럼 치렁치렁한 머리를 한 채 나타난 뉴만에게 어찌된 일이지 손정의는 큰 감명을 받았다. 그를 처음 만나고 그 이듬해인 2017년 손정의는 31억달러를 위워크에 투자한다. 그가 이끄는 비전펀드와 소프트뱅크 그룹까지 투자에 끌어들인 손정의는 이후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가 위워크에 쏟아부은 돈은 169억달러에 달한다.
벤처업계의 신화적인 존재 손정의가 투자했다는 소식에 위워크는 단숨에 기업가치가 치솟는다. 한때는 470억달러까지 기업가치가 뻥튀기되며, 뉴만은 미국 벤처업계에서 세 번째로 부유한 CEO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거짓으로 부풀려진 가치는 얼마 못가 실체가 드러난다. 손정의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워크의 재무상황 등 민낯이 폭로된 것이다.
실사 과정에서 위워크는 매출 18억달러에, 손실이 무려 16억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IPO는 물건너 갔고,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엉망인 재무상황과 함께 IPO가 무산되자, 비난여론은 당연히 뉴만에게 쏠렸다. 그는 CEO로 있으면서 줄곧 위워크가 건전한 벤처기업이며,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호언하고 다녔는데, 실상은 속빈강정인 상태라는게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이 위워크에 총 169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금을 건넨 과정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달변가인 뉴만이 뛰어난 화술로 손 회장을 속였을 것이란 추측만 나돌고 있다. 일각에선 뉴만이 부동산 임대업종인 위워크를 전도유망한 기술기업(테크기업)으로 둔갑시켜 손 회장을 홀렸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위워크에 대한 IPO가 무산된 이후 뉴만은 책임을 지라는 투자자들의 성화에 밀려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는데, 배짱좋은 그는 그냥 나가지 않았다. 10억달러라는 거액의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떠난 것이다.
회사는 설립이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음에도, 뉴만은 CEO로 있는 기간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자가용 비행기를 구매하고, 온갖 사치를 부리는 등 돈을 흥청망청 써댄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경영실패에 대한 비난에 밀려 회사를 떠나면서도 조 단위의 두둑한 돈까지 챙겨 나왔으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가찰 노릇이다.
가뜩이나 어려웠던 위워크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데다, 고금리로 인한 각종 이자부담 급증으로 결국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성을 하며, 손을 들고 만다.
뉴만의 기만적인 수법은 애플TV에서 ‘우린 망했어요’(wecrashed)라는 드라마를 만들 정도로 업계에서는 이미 소문이 파다했지만, 손정의 회장만 모른채 수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은 꼴이 됐다. 사기꾼과 호구가 떠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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