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라오스에 있는 코트라 무역관에는 제조업 진출로 문의 또는 현장 검증을 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잦은 록다운으로 사업 불확실성 또한 증가했다. 베트남은 제조공장 포화로 인해 노동인력이 부족하다. 미얀마는 정치 불안 장기화로 사업하기 마땅하지 않다. 이로 인해 라오스가 새로운 노동집약적 제조업 진출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라오스의 최소 인건비는 2022년 현제 기준으로 월 79.7달러에 불과하다. 2022년 8월 1일부로 최저임금이 월 110만 낍에서 120만 낍으로 약 10% 상승되었는데 120만 낍은 80달러 정도이다. 요동치는 시장 환율의 영향으로 인건비 부담은 체감 상 더 낮다.
라오스는 내륙국으로 인구가 731만 명이고 국내총생산(GDP)이 190억 달러로 협소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다. 약 700만 명의 인구 중, 비엔티안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70-90만 명으로 10퍼센트 정도가 수도에 살고 있다. 이 70에서 90만 명의 비엔티안 인구 중 많은 수가 일자리를 필요로 하고 있고 무엇보다 당장이라도 일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이다.
라오스 식당, 호텔, 슈퍼마켓 등에서 일하는 인력들은 평균적으로 약 120-150달러를 받는다. 사실 라오스에서도 이 금액으로 한 달을 생활하기는 쉽지 않다. 라오스의 음식들 즉 국수나, 길거리 음식 등은 가격이 싸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산품과 유류, 생필품은 수입해오기 때문에 한국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래서 라오스 청년들은 저축은 꿈에도 꾸지 못하며, 생활을 연명하는 정도이다. 특히나, 시골에서 비엔티안에 일을 하기 위해 온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주거비가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달러 이상으로 인건비를 책정하면 영어나 한국어가 통하는 등 재능이 있거나 숙련된 노동자를 구할 수 있다.
사실 라오스에서 작은 가게를 하나 오픈하는 데는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이면 가능하다. 라오스가 적은 투자비로 창업이 가능한 이유는 일단 매장 보증금이 없다. 기존 운영하고 있는 매장을 인수하더라도 권리금도 아주 적거나 아예 없다. 라오스 인건비는 한국의 20분의 1정도이고 물가 또한 저렴하다. 월세는 보통 1년 치를 선납한다.
라오스 산업부의 무역통계를 분석해보면 농업분야가 특히나 유망하다. 라오스는 자원중심의 수출구조 탈피를 위해 농업을 수출 주도품목으로 채택했다. 또한, 농업은 라오스 사람들이 주로 종사하는 분야로 숙련된 노동자를 구하기 쉽다. 향후 비료를 비롯해서 농업에 적용되는 품목들도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농업 관련 ODA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인력을 부리려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가 오면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하는 곳이 라오스다. 비가 오면 배달 음식 매출이 20% 줄어든다. 우기에 배달료 50%를 올려주는 ‘레인 보너스’까지 도입했으나 느긋한 현지인들은 비가 오면 밖에 가서 일하려 들지 않는다. 내가 일하는 대학교도 비가 오는 날은 수업이 없는 교수님들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
동남아시아에서 적은 자본으로 창업은 쉽게 했지만 1년 후 임대료 1년 치를 내야 하는 일이 발목을 잡아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월급이 1인당 약 15만 원인 라오스 노동자와 일을 해서 100만 원을 벌려면 직원 월급의 7배를 벌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해봤으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1인당 직원 월급 200만 원을 주면서 사장이 7배의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
현재 라오스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골프장은 3곳 정도 있고 한인 마트도 여러 곳이 있다. 라오스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2500명 정도라고 하며 한인식당이 30개가 넘는다.
라오스는 K팝 및 K드라마에 관심이 높다보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소비재에 관심이 높다.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고 싶은 사업가들이 비슷한 문화권인 라오스에서 마켓 테스트를 하고 주변국으로 침투하는 전략도 생각해볼 수 있다. 라오스는 인구가 적고 비엔티안 중심으로 시장 타깃팅이 용이하여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시장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다. 중국, 태국, 베트남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갇힌 나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중국,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한창 성장하는 나라들과 사방이 연결된 나라다. 이곳 사람들은 많이 벌어도 월 300달러인데 한국 사람은 그 정도에 만족하지 못한다.
중국이나 베트남 사업가들과 대비했을 때 한국 사람들 특유의 꼼꼼함과 성실함을 발휘한다면 어떤 사업이라도 라오스 현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 한국인들의 처음부터 기대를 높게 잡는 태도도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카페, 옷이나 신발 가게, 휴대전화 가게 등 한국 자영업자들이 라오스에 점점 느는 추세다.
라오스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166달러로 노동집약적 제조업체에 알맞다. 라오스 내에서는 일자리가 부족해 일거리를 찾는 청년들이 정말 많다. 또, 풍부한 수력자원으로 전력이 저렴하고 풍부하다. 적은 공휴일 수 역시 제조업에 긍정적이다. 단 취약한 인력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해 훈련이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준비해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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