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비행 50주년을 맞은 F-15가 100살에도 현역으로 남을 이유

비결은 비싸고 단종된 F-22, 생산이 더딘 F-35, 기약 없는 6세대 전투기 개발 등

이정현 승인 2022.09.05 16:14 의견 0
사진=뉴스임팩트 이정희 기자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보잉(구 맥도넬 더글라스)이 개발한 F-15가 첫 비행에 나선 것은 올해로부터 50년 전인 1972년 7월 27일이었다. 경량화 된 기체에 커다란 주익, 여기에 2기의 터보팬 엔진이 조합되면서 당시에는 최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제공전투기로 만들어졌다.

F-15에 대해 미 공군은 적의 방위선을 돌파하여 적기를 능가하고 파괴할 수 있는 전투기라고 평가하였으며 우수한 설계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1500기 이상이 생산되었음에도 보잉은 최신 모델인 F-15EX 이글Ⅱ를 개발하여 작년 3월부터 미 공군에 납품해오고 있다.

처음 F-15가 개발된 것은 냉전시대의 한가운데였다. 미국과 소련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와중에 소련에서 MiG-23과 MiG-25 전투기가 연이어 개발되고 Tu-95와 같은 전략폭격기까지 등장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F-15다.

그만큼 성능은 확실했다. 탑재된 엔진의 위력은 마하2를 넘고 신속한 가속성능까지 확보했음에도 양호한 선회능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공대공 미사일을 최대 8발까지 탑재할 수 있고 자동화된 화기관제 시스템까지 장비되어 파일럿은 이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중전에 임할 수 있었다.

장시간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항속거리도 길게 개발되어 대용량 연료탱크라면 4630km 이상, CFT(Conformal Fuel Tank)로 불리는 외부 연료탱크를 붙이면 무려 575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특히 기체자체가 크게 만들어진 덕분에 각종 전자장비와 엔진, 계기 패널까지도 최신 부품으로 호환 가능하다는 확장성이 F-15를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고성능만큼이나 비싼 가격으로 인해 제공(制空)전투기로 개발된 F-15C 이글을 도입한 국가는 미국 외에는 일본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 세 곳뿐이며 전투폭격기형으로 개발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싱가포르, 카타르 정도만이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실제 조달가격이나 유지비용만으로 따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 범용성도 뛰어난 F-16 파이팅 팔콘이나 F/A-18 호넷에 비할 바가 아니고 최근에는 미국이 우호국들을 상대로 신형 F-35 라이트닝Ⅱ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려고 하면서 F-15를 채용하는 국가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F-15C의 후속으로 탄생한 F-22 랩터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기밀누출 우려 등으로 195기만이 생산된 후 한 차례의 수출도 없이 2012년에 단종된 데다가 같은 5세대 전투기인 F-35A마저 조달 시기가 늦어지면서 미 공군은 F-15E의 2인승 버전인 F-15EX를 추가로 도입하며 부족한 전력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마치 스텔스 폭격기 B-2를 놔두고 실전배치로부터 70여년이 되어가는 노령의 B-52 폭격기를 주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데 현재도 개량을 거듭하고 있는 F-15를 보면 제 2의 B-52가 될 가능성은 매우 다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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