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무인정찰기 MQ-9의 일본 배치를 둘러싸고 주민갈등과 전문가들의 의견대립 격화

공격용 드론을 정찰용으로만 활용하겠다는 자위대 설명에 주민 불안 커져

이정현 승인 2022.06.07 17:49 의견 0
올해 7월부터 일본 가고시마현 카노야항공기지에 배치예정인 MQ-9 =General Atomics 홈페이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일본 방위성이 큐슈 남부의 가고시마현(鹿児島県)에 위치한 해상자위대 카노야(鹿屋)항공기지에 미 공군의 무인정찰기 MQ-9를 올해 7월부터 1년간 배치하는 방안을 지난 달 23일에 깜짝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총 8기의 무인정찰기를 운용하고 기체 조작과 정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약 200명이 카노야 시내 호텔에 숙박하며 해상자위대와 함께 복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안전에 대한 배려나 관련 정보의 공개가 충분하지 않은 탓에 현지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국과의 군사협조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는 의견과 일본 본토까지 전쟁위협에 휩싸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미 공군의 무인정찰기 MQ-9는 전장 약 10미터에 체공시간은 32시간, 비행거리는 무려 8500km에 달하는데 지금까지 미군이 주둔해온 오키나와를 처음으로 벗어나 큐슈 남부에 위치한 카노야항공기지를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중국에 대한 견제다.

카노야항공기지에서 MQ-9가 출동할 경우 동중국해와 남서제도들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주변까지 왕복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국의 해양진출이나 대만과의 유사상황을 상시 감시하며 전쟁억제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MQ-9가 다른 국가들에서는 주로 정찰기가 아닌 공격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과 반발이다.실제로 MQ-9를 제작한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는 MQ-1 프레데터의 공격형 모델을 개량해서 MQ-9를 개발했고 별칭도 사신(死神), 수확자라는 뜻의 리퍼(Reaper)로 불리고 있다.

무장 역시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뿐만 아니라 GBU-12 페이브 웨이 레이저 유도 폭탄까지도 장착이 가능한 탓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찰용이라는 명목으로 배치되더라도 유사시에는 바로 공격용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메이카이대학(明海大学)의 코타니 테츠오(小谷 哲男) 교수는 ‘남서제도와의 거리를 생각하면 카노야가 가장 가깝기 때문에 장시간 감시활동을 수행하며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공격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찰 및 감시는 비무장이 원칙이기 때문에 공격능력을 배제하는 것으로 기체를 경량화해서 더욱 장시간 비행이 가능해진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대로 가고시마대학(鹿児島大学)의 키무라 아키라(木村 朗) 명예교수는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사례를 보면 미일지위협정을 방패로 삼아 비행경로와 시간, 훈련시간 등이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면서 ‘애초에 1년간만 배치된다는 계획도 지켜질 것이란 보장은 전혀 없다’며 반대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MQ-9의 비무장 정찰과 관련해서는 가상의 적국, 예를 들면 중국이 일본의 MQ-9 배치를 단순한 방위목적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단 전쟁이 발발한다면 가장 먼저 카노야항공기지를 공격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며 유사시에 발생할 수 있는 현지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해상자위대 측은 3일 오후에 열리는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충분한 해명과 동의를 구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행여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더라도 MQ-9의 배치는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