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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 K-방산의 주 무대였던 중동 시장이 한·미·독 격진지로 변모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무기 수입 점유율 30%에 달하는 중동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됐다. 지난해 독일이 중동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한 데 이어, 미국도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내세워 무기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K-방산의 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돌발(發) 수주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K-방산의 주요 수출품목인 K2 흑표 전차는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 미국 M1 에이브럼스 전차와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2 전차는 가격경쟁력 면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앞서있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전 경험은 운용 전략 수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매국들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꼽힌다. 레오파르트·에이브럼스는 러-우전쟁에 투입되는 등 다양한 전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분석된다.
첫 양산이 진행 중인 KF-21 전투기는 독일·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이 만드는 유로파이터, 미국의 F-16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KF-21은 유로파이터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긴 하지만, 수행 가능 임무에서 격차가 나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KF-21에 유럽 MBDA사의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등 해외 무장이 탑재되는 점은 수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된다. 방산 무기는 핵심 기술 보유국의 승인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다.
기술·가격 경쟁력을 떠나서 국방협력 차원에서 독일이나 미국 제품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노르웨이도 NATO 동맹국 간 협력을 고려했다는 이유로 K2 전차 대신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를 선택했던 이력이 있어 주목된다. 이스라엘, 이집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은 주요 비 나토 동맹국(MNNA)으로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고, NATO 회원국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독의 수주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