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미수연에 모인 LG 총수 일가.@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아내 김영식 여사,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차녀 구연수 씨(이하 세 모녀)가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일으킨 유산 분쟁을 2년째 지켜보면서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세 모녀가 전략적 판단 없이 무턱대고 분쟁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일단 세 모녀에겐 LG 총수 일가 내 지원군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조언을 해줄 가신이나 판세를 뒤집을 비장의 카드도 없고요. 도대체 뭘 믿고 유산 분쟁을 벌였나 싶어 의아할 정돕니다.
그래서일까요. 세 모녀는 자꾸 무리수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구광모 회장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전문경영인 하범종 LG 경영지원본부장(사장)을 경찰에 고발한 게 대표적 사례죠. 두 사람이 구본무 선대회장 유언장을 없앴다는 것이 고발 사유입니다.
정말 납득이 안 되는 고발입니다. 유언장이 존재하는지조차 불분명할뿐더러 구본능 회장이나 하범종 사장 때문에 구광모 회장이 구본무 선대회장 후계자가 된 것도 아닌데요. 세 모녀가 따지려면 아들과 장손을 우선시하는 LG 총수 일가의 유교적 가풍을 타깃으로 삼아야죠. 왜 구본능 회장, 하범종 사장을 탓하는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구본무 선대회장 아버지인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언급이 뻔히 남아 있습니다. 그는 2003년 여름 한 기자에게 "제사를 모실 장손으로 본능의 아들을 본무 호적에 올리려 한다. 나나 본무가 그랬듯 (광모가) 지분을 승계받아 그룹을 맡는다"고 했습니다. LG 4대 총수는 구광모 회장으로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던 거죠.
온라인 게임에서 앞뒤 분간 없이 싸움부터 거는 유저를 가리켜 '박치기 공룡'이라고 합니다. 사람이면서 기분 내키는 대로 머리를 들이박는 공룡처럼 군다는 얘기죠. 세 모녀의 행동이 박치기 공룡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세 모녀가 유산 분쟁을 할 때 하더라도 냉철한 성찰을 하면서 움직이길 바랍니다. 너무 자충수만 두는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