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 3사,폴란드 WB그룹과 협력 ...절충교역 요구에 발빠른 대응

현지생산, 공동개발 등 현지화 강화....폴란드 넘어 NATO 시장 공략 목표

이나현 승인 2024.09.12 01:00 의견 0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오른쪽)가 폴란드 피오트르 보이첵 WB 그룹 회장과 MOU를 맺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한화그룹 내 방산 3사가 폴란드 최대 민간방산기업인 WB그룹과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이 WB그룹과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를 줄줄이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의 폴란드 개량형인 호마르-K의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해 WB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고, 한화오션은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3조원 규모의 오르카(ORKA) 잠수함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해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사업 개발을 위해 폴란드 및 유럽 내 공동 마케팅과 SAR 위성 사업 등의 부문에서 함께 힘쓰기로 했다.

폴란드가 최소 수천 억원 규모의 무기거래 절충교역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 방산 3사는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는 하는 모습이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무기를 구매할 때 계약 상대국에 일정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조건부 교역이다. 주로 선진국의 기술이전, 현지생산, 부품 역수출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절충교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폴란드향 추가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어 시선이 쏠린다. 실제로 노르웨이 차기 전차 도입 사업 때에는 우리 정부가 상대국의 무기 구입 요구를 거절하면서 K2 전차 사업 수주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폴란드를 발판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장 공략을 목표하고 있는 한화그룹으로서는 안정적 수출 확보를 위해 폴란드 측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도 절충교역 조건을 일부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방산 3사가 손잡은 WB그룹은 한-폴란드 절충교역의 수혜 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드론) 약 200대를 약 146억원 규모로 도입하기로 했는데, WB그룹 자회사인 WB일렉트로닉스의 제품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어떤 드론이 도입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폴란드 'MSPO 2024' 방산전시회에서 공개된 WB일렉트로닉스의 자폭드론인 '워메이트50’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워메이트50은 이전 모델보다 크기가 커 50㎏ 탄두를 싣고 비행할 수 있고, 최대 1000㎞ 거리에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폴란드 군사매체 디펜스24에 따르면 WB그룹의 운영이사는 전시회에서 우리 국방부 관계자에게 "올해 한국에 워메이트 시스템을 전달하겠다"는 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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