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못 찾은 대한항공 군용 무인기 사업...항공우주 5년 연속 적자
2028년 후 무인기 수주 물량 ‘뚝’... 항공통제기 2차 도입 사업 수주가 관건
이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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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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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가 방산 사업 수주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는 2020년 이후 내리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2925억원(전체 매출 중 비중 3.4%),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방산 MRO 분야에서 40여 년의 업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무기체계 분야에서는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 단기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군 무인기 사업은 다목적 중고도 무인 정찰기 KUS-FS 양산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정해진 것이 없어 우려가 크다.
최근 대한항공은 방위사업청 차기 사단급 무인기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 6월 무인기 개발을 위해 ‘수직이착륙 정찰용 무인항공기 사업’에 나섰지만, 기능•비용 등의 문제로 2023년까지 업체 선정을 하지 못했다. 결국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나서 신속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LIG넥스원이 대한항공을 제치고 시제품 제작을 맡게 됐다.
대한항공은 L3해리스•IAI(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3조원 규모의 방사청 공중조기경보통제기(항공통제기) 2차 도입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수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 수주전에는 대한항공 컨소시엄 외에도 미국의 보잉(기종 E-7A)과 스웨덴의 사브(글로벌아이)가 참전했다. 1•2차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살아남았지만, 방사청은 수의계약을 언급하지 않고 경쟁입찰 재시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방사청은 제안서 평가 중 일부 업체에서 필수조건 미충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입찰에서 보잉은 '한글 제안서'를 사브는 '실물 시험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방사청이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재입찰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군용 무인기 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2015년 방사청과 사단정찰용 무인비행기(UAV) KUS-FT 총 16세트 납품 계약을 맺었으나, 방사청의 설계 변경 요구 등의 사유로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정부와 소송전을 겪었다. 또 육군에 인도한 KUS-FT는 한 해에 60여 건 이상의 고장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올해 1월 양산을 시작한 다목적 중고도 무인 정찰기 KUS-FS는 1대당 400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2008년 개발을 시작해 2017년 실전배치 예정이었으나 양산까지 15년이 소요되면서 비용이 오른 영향이다.
KUS-FS는 개발 과정에서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중복 논란으로 사업이 취소됐다 재개되고, 시험 비행에서 통신 오류와 날개 착빙 현상, 시제기 추락사고 등이 발생해 감사원 감사까지 받는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무인기 플랫폼 확장과 유인기 사업 다각화, 기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항공우주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MRO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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