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드론 시장...SM벡셀・풍산・해성티피씨 가세

국가기관 드론 관련 예산 중 42% 국방부로...대량생산 기대감

이나현 승인 2024.04.11 10:59 | 최종 수정 2024.04.11 11:02 의견 0
LIG넥스원의 드론@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드론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가운데 우리군이 드론 도입에 속도를 낼지 기대가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군용 드론 시장은 전문화•계열화 제도 폐지 이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에 시장에서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 유콘시스템(퍼스텍 자회사)은 물론이고 다른 영역에 있던 풍산, SM벡셀, 해성티피씨 등도 드론 사업에 투자하고 있어서다.

전문화•계열화 제도는 업체별로 특정 분야의 무기를 도맡아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였다. 기업간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시장 독과점과 중소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부작용이 있어 2009년 폐지됐다.

삼라마이다스(SM) 그룹 계열사 SM벡셀은 방산용 드론에 탑재되는 이차전지 배터리 팩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항공테크기업 '숨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배터리팩 경량화, 충전 속도 개선, 전류 효율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SM벡셀 배터리 사업부 매출이 지난해 104% 증가하면서 자동차 사업부 매출을 넘어선 가운데 배터리 부문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드론 사업에 힘을 쏟아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 회장은 숨비와 MOU체결 당시 “국내 방위산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국가기간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탄약 제조업체 풍산은 탄약 투하 초소형 드론을 개발 중이다. 3~4개 모듈로 분리하면 배낭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은 드론이다. 동축로터형으로 원통형 몸통에 프로펠러 2개를 장착되어 있으며, 모듈을 쉽게 바꿔 낄 수 있어 감시정찰용, 파편고폭용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감속기 전문업체 해성티피씨는 드론 등 방산 로봇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명 '해성에어로보틱스'로 변경했다. 지난해 로봇용 감속기 매출 비중은 전체의 0.2% 정도로 미미했지만, 국방부가 드론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매출이 50% 이상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해성티피씨 최대주주인 티피씨가 구주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 시장의 우려가 크다. 지난해 2월 구주 매각 계약 소식과 함께 1만9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9000원대를 맴돌고 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북한이 1~2년 내 이란•러시아로부터 드론을 대량 도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군도 드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항공안전기술원 드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2023년 국가기관의 드론 관련 예산은 총 740억원이었는데, 이 중 42.4%가 국방부(해•공군)으로 들어갔다.

드론은 군사력 균형을 뒤엎는 ‘게임체인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제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보니 대량생산이 가능해 기대가 쏠린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비해 부족한 병력을 드론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올해 생산생 목표는 자폭드론 포함 100만대로 잡았다.

한편 론은 전장에서도 핵심병기 역할을 하면서 효용성이 입증됐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모로조프스키 마을 근처 군용 비행장에 4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 가장 큰 공중 공격이었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요원 2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고, 전투기 6대가 파괴, 8대가 피해를 입은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향해 99대의 드론과 미사일로 대규모 포격을 가한 데 이어 보복 공격이 잇따르면서 드론전이 격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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