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국내 방산주 호재인가 악재인가

방위 분담금 압박 커질 것 VS ‘각자도생’ 무기 수출 늘어날 것

이나현 승인 2024.03.16 09:30 | 최종 수정 2024.03.16 09:38 의견 0
사진@FnGuid,NH투자증권리서치본부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당 이슈가 국내 방산기업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10일 유세에서 GDP 2% 규모의 방위비 지출 공약을 지키지 않는 NATO 회원국은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관련 동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국내 방산기업도 ‘트럼프發 압박’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위력 개선비의 상당 부분이 분담금으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투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재임 기간(2017년 1월 20일~2021년 1월 20일)동안 국내 방산주는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종가 기준 ▵한국항공우주 6만6100원→3만16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만3400원→4만1100원 ▵LIG넥스원 7만9800원→3만8600원 ▵풍산 4만2900원→3만250원 이다.

트럼프가 재임 당시 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주한미국 감축・철수를 거론하며 한국에 분담금 5배 증액을 요구했던 만큼 방산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SMA협상은 트럼프의 승인 거부로 연거푸 미뤄지면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야 인상폭 13.9%로 타결됐다.

트럼프 재집권 시 또 한번 한국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가 집권 1기 때보다 더 극단적이고 강경한 외교 공약을 내세우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점은 방산주에 호재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각국이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무기 수입을 늘리는 등 국방비 확대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견고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방산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0%대에서 지난해 33%로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늘어난 무기 수요를 흡수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전일 종가 기준 ▵한국항공우주 5만11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8만100원 ▵LIG넥스원 16만2000원 ▵풍산 4만5200원 이다.

조연주・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팀은 “최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의 한국산 무기 수입 확대가 국내 방산기업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트럼프의 재선으로 전 세계 국가의 국방비가 확대되면 K-방산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국내 방산주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잡았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에서 방위비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6% 상향한 2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또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풍산의 목표주가를 19% 높인 5만7000원으로 제시하며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로의 방산 수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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