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겸직하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내려놨지만 정치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의 위태로운 부와 권력 아우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 CEO는 1971년생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인터넷 도시 정보 서비스 업체 Zip2, 온라인 결제 회사 페이팔, 전기차 회사 테슬라,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로 성공 신화를 썼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 지원 유세에 투입한 자금이 1억3000만달러(1831억여원)에 달한다.
3일 CNN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USA투데이, NBC, 폭스뉴스를 포함해 미국 메이저 언론사 소속 기자 12명을 최근 만나 DOGE 수장 사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자신이 떠나는 것과 관계없이 DOGE는 계속 정부 예산 절감 업무를 수행할 거라고 했다. 백악관 내 사무실은 그대로 둘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 관계 역시 지속할 거라고도 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거침없는 권력을 휘둘러 왔다. DOGE 목표인 정부 규모 축소뿐 아니라 외교나 경제 정책에도 손을 뻗쳤다. 그를 두고 정경유착을 넘어 금권(金權·돈과 권력) 일체화를 추구한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이 머스크 CEO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반(反)머스크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테슬라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올 1분기 테슬라 순이익은 4억900만달러(5769억여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71%나 하락했다. 머스크 CEO로선 본업을 살리기 위해 정치 외도를 끝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래도 권력의 맛을 본 머스크 CEO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로 복귀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그가 백악관 사무실을 포기하지 않은 건 막후에서나마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부와 권력은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게 동서고금의 공통된 불문율이다. 미국에서도 정치에 영향을 미친 대자본가들이 많았지만 직접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머스크 CEO가 금기를 깨고 양수겸장을 시도 중인 셈이다. 그가 새로운 부와 권력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왕관의 무게에 짓눌려 기껏 일군 성취조차 망가뜨리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