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쉰들러홀딩아게(이하 쉰들러)가 맞붙은 소송에서 권기선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지원본부 담당 임원(전무)이 법정에 선다.

쉰들러는 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9.94%를 갖고 있다. 쉰들러는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10년 이상 법적 투쟁을 하고 있다. 권기선 전무는 1967년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출신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김정석 부장판사)는 회사에 관한 소송 10차 변론기일을 지난 18일 열었다. 원고는 쉰들러다. 피고는 현정은 회장과 권기선 전무를 비롯해 모두 8명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전현직 고위 임원인 송진철 전 사장, 한상호 전 사장, 진정호 전 상무, 김찬호 전 상무, 김호진 현대홀딩스컴퍼니 대표이사, 서동범 전 사외이사가 피고 명단에 들어갔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10차 변론에선 권기선 전무 당사자신문이 치러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문이 무산됐다. 원고, 피고 측이 쉰들러와 한국 정부 간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제출된 자료의 증거 활용 문제로 충돌해서다.

ISDS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 조치로 손해를 입으면 국제 중재를 통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쉰들러는 2018년 10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1억9000만달러(당시 환율로 2090억여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현대엘리베이터의 부당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방치해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는 이유 때문이다.

원고 측 대리인은 "ISDS 자료를 민사소송 증거로 써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ISDS 재판부가 영문으로 작성한 결정문을 냈다. 더불어 권기선 전무 당사자신문을 바로 하자고 했다.

반면 피고 측 대리인은 ISDS 자료의 증거 능력을 부인했다. 한국 정부와 쉰들러가 ISDS 자료를 다른 용도로 쓰지 않겠다고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피고 측이 ISDS 재판부 결정문을 검토해 의견을 정리한 뒤 권기선 전무 당사자신문이 진행되길 바란다. 정부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고심 끝에 피고 측이 결정문을 살필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국 정부 답변을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고 했다. ISDS 자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고도 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4월 9일 오후 2시로 잡혔다. 이날 권기선 전무 당사자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뉴스임팩트 이상우 lee845859@naver.com 이상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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