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서평] 샤프 붕괴… 리더십 부재는 기업을 무너뜨린다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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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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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정희기자] 일본에 '샤프'란 전자업체가 있습니다. 계산기, 액정표시장치(LCD), 복사기, 백색가전(냉장고·세탁기 등), 카메라 등으로 이름을 날린 회삽니다. 국내에선 전자수첩으로 유명했죠.
1990년대엔 삼성전자보다 잘나갔던 샤프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LCD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큰 손실을 본 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났기 때문이죠. 결국 샤프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채 2016년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됐습니다.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라고 해서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위기를 잘 극복하고 고성장을 구가했습니다. 반면 샤프는 위기에 그대로 짓눌렸죠. 어쩌다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펴낸 '샤프 붕괴'를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직을 이끌 리더십이 부재했기 때문에 샤프는 무너진 겁니다.
샤프 붕괴엔 마치다 가쓰히코 4대 사장, 가타야마 미키오 5대 사장, 하마노 도시시게 전 부사장(마치다 사장 측근이자 가타야마 사장 라이벌), 오쿠다 다카시 6대 사장, 다카하시 고조 7대 사장 등 샤프 수뇌부의 분열이 생생히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누구도 샤프가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하나같이 자기 고집만 내세우다 회사를 나락에 빠뜨렸죠.
특히 2010년대 초 마치다 사장, 가타야마 사장, 하마노 전 부사장이 제각각 부하들에게 다른 명령을 내리는 '킹기도라(머리가 세 개 달린 괴수) 경영'을 하는 장면에선 헛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선장이 세 명인 배가 똑바로 항해를 할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하죠. 그런 당연한 상식이 샤프에선 통하지 않았던 겁니다.
일부 인사들은 기업의 리더십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없이도 삼성은 잘해나갈 수 있다' 같은 주장이 대표적이죠. 다만 그들의 기대와 달리 현실은 냉정합니다. 확고한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은 위기에 허우적대다 몰락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샤프 붕괴가 알려주는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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