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항공자유화조약 두고 티격태격

이정희 기자(leefran73@naver.com) 승인 2020.07.22 12:29 의견 0

지난 5월 미국 탈퇴 공언, 러시아는 미국 비난

미국과 러시아가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OST) 탈퇴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OST는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 정찰 비행을 허용하는 조약이다. 1992년 3월 체결됐다. 비밀 정찰과 요격 등으로 우발적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는 기능을 한다. 가입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체코, 조지아 등 34개국이다.

22일 한국국방외교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5월 OST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선택을 계속 비난하고 있다.

양국의 갈등은 상대방이 OST를 지키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데서 비롯됐다. 미국은 러시아가 자국 도시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정찰 비행 거리를 500㎞로 제한하는 건 OST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는 칼리닌그라드 정찰 비행 제한은 민간 항공 이동 편의를 위한 조치이며 미국도 알래스카, 하와이 정찰 비행을 제한 중이라고 반박한다.

아울러 양국은 압하지야, 남오세티야 정찰 비행 문제로 맞서고 있다. 미국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조지아의 일부로 본다. 조지아가 OST 가입국이므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정찰 비행이 허용돼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러시아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수교도 했다. 러시아 입장대로라면 미국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정찰 비행을 할 수 없다.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는 OST 미가입국이기 때문이다.

국방외교협회는 "러시아는 미국이 OST에서 벗어나 세계의 하늘을 통제하면서 자신들의 정찰을 방해하려 한다고 여긴다"며 "군사적 신뢰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OST를 탈퇴해선 안 된다는 게 러시아 주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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