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한강 조망권을 대폭 늘리겠다며 표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삼성물산 공언처럼 한강 조망 확대가 성사되긴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다. 면적은 16만258㎡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지하 7층 지상 22층, 2331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내년 1월 18일 치러질 예정이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7일 한남4구역을 찾았다. 최근 삼성물산이 내세운 1652가구 한강 조망이 가능한지 살피려는 목적이었다. 삼성물산 말대로 되면 한남4구역 조합원 1166명 모두 한강 뷰를 누릴 수 있다.
한남4구역 조합이 마련한 원안 설계에선 1052가구가 한강 조망권을 갖는다. 한남4구역 바로 옆에 있는 한남3, 5구역 재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시각을 포함한 최대치를 가정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조합원 100% 한강 조망 대신 한강, 남산, 용산공원 경관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조망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삼성물산 약속은 현실화가 곤란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최신 설계를 총동원한다손 쳐도 한강 조망을 막는 요인들이 한남4구역에 많아서다.
첫 번째 난관은 보광동 168-4번지에 있는 오산중고등학교다. 직접 가 보니 학교가 한남4구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남4구역 새 단지의 저층부는 오산중고에 가려 한강을 볼 수 없단 의미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A 씨는 "현대건설이 한강 조망을 확보하고자 온갖 시뮬레이션을 돌렸지만 오산중고 때문에 도저히 조합원 100% 한강 조망이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들었다"며 "한남4구역 시공사가 학교에 손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삼성물산이 무리한 얘길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번째 난관은 보광동 151번지에 있는 242가구, 지상 10~15층 규모 리버빌 아파트다. 오산중고 운동장이 리버빌 8층 높이에 있다. 리버빌에 들어가 밑을 내려다봤다. 한남4구역이 한참 저지대로 느껴졌다. 리버빌로 인해 한강 조망이 안 되는 한남4구역 새 단지 가구가 상당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세 번째 난관은 보광동 교차로와 강변북로 사이에 있는 서빙고 고가(高架·기둥 따위를 세워 땅 위에 높이 설치한 도로)다. 고가에 가로막혀 한강 조망을 못 하는 한남4구역 새 단지 저층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B 씨는 "한남4구역이 한남3, 5구역보다 다소 지대가 낮은 점까지 고려하면 원안 설계의 1052가구 한강 뷰도 실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남3, 5구역 새 단지가 한남4구역 새 단지 시야를 차단한다"며 "1652가구가 한강 조망을 할 수 있다는 삼성물산 주장은 비현실적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한남3구역 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38만6395.5㎡ 부지에 5816가구 규모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1조8880억원이다. 2020년 6월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해 10월 주민 이주가 개시됐다. 2026년 착공이 이뤄질 계획이다.
한남5구역은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다. 부지 면적은 18만3707㎡다. 새 단지 규모는 지하 6층 지상 23층, 51개 동, 2592가구다.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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