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80조 해양 방산 수주 놓고 격돌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이후 2번째 잠수함 수출 성사 가능성 주목

이나현 승인 2024.10.24 11:50 의견 0
장보고2 잠수함@한화오션


[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조선업계가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폴란드, 캐나다, 필리핀 등 3개국이 발주하는 잠수함 수주에 사활을 걸었다. 이들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2번째로 잠수함 해외 수출이 성사되는 것이라 시선이 쏠렸다.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이 조선업계에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군사정보 전문업체 제인스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 누적 기준 약 1조달러(약 13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는 이중 약 2430억달러(320조원)에 상당하는 잠수함・수상함 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3000t급 신형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MRO비용 포함 약 70조원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한 개 업체의 CAPA(생산역량)로는 할 수 없는 규모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양사의 협력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두 회사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된 기밀 유출 사건으로 소송을 아직 진행 중인 데다가, 한화오션은 자사의 잠수함 기술이 HD현대중공업에 앞서있다고 보고 긴 사업기간을 고려했을 때 굳이 나눠서 생산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대형사업 수주를 위해 ‘대한민국 원팀’을 구성해 패키지로 수출지원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사의 이해관계 절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두 회사는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ORKA) 프로젝트에서도 맞붙는다. 디젤엔진과 배터리를 동시에 추진체계로 하는 하이브리드 잠수함 3척을 발주한 이 사업의 규모는 약3조4000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입찰 참여 의향서를 낸 전 세계 11개 조선사 중 유일하게 3000t급 잠수함(KSS-Ⅲ P)과 2300t급 잠수함(HDS-2300) 등 2가지 플랫폼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방산그룹인 WB그룹과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또 양사는 약 2조원 규모의 필리핀 중형급 잠수함 2척 수주전에서도 격돌한다.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 수출 경험이 없지만, 과거 필리핀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인도한 경험이 있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 최신예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II를 필리핀 작전 운용에 맞게 개량한 2800t급과 1400t급 잠수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편, 증권가는 조선업계의 잠수함 수주에 박차가 붙으면서 향후 6개월 내 기업가치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운영 중인 중국 조선소 수가 줄어들고 있어 조선사 수익성에 가장 중요한 선가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DS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조선업체와 관련 기자재까지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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