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이 쏘아올린 RSU...여전한 잡음
RSU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 중...편법승계 주장 VS 세금 부담 오히려 커져
이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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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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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한화그룹을 시작으로 국내에 도입된 RSU 제도가 성과 조건 없이 총수일가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6일 참여연대는 ‘재벌 총수일가의 꼼수라는 것이 드러난 RSU’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근 4년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로부터 RSU를 약 53만2000주 부여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총수일가가 사실상 아무 성과 조건 없이 회사 주식을 받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스톡옵션 규제를 회피하는 편법이며, 재벌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국에서 RSU를 현행 그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2020년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한 이후 대기업 전반으로 활용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 중 17곳에서 RSU 417건을 체결했는데, 그중 총수•친족에게 RSU를 지급한 재벌집단은 LS,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등 7곳이었다. 이에 일각에서 RSU 제도가 총수가족의 승계 및 지배력 확장에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선제 도입한 한화로 화살이 향하고 있다.
보수와 별도로 받은 RSU의 가치까지 고려하면 김 부회장이 재계 총수 중 ‘연봉킹’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비판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김 부회장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받은 보수는 총 46억원으로 주요 대기업 오너 보수 중 6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RSU의 가치를 더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급 시점인 2034년 주가가 중요하긴 하지만, 4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김 부회장이 연초에 지급받은 RSU의 가치는 약 180억원에 달한다. 이를 더하면 김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약 113억원)을 제치고 연봉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김 부회장이 지난 4년간 획득한 RSU는 한화 53만1000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만4000주, 한화솔루션 39만4000주에 달한다. 이는 각 회사 발행주식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유력한 경영권을 승계 후계자라는 점에서 ‘우회 승계’ 논란도 일었다.
한화 측은 “근로에 대한 정당한 대가였다”라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가 목적이었다면 RSU보다 현금 상여를 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해명했다. RSU는 특정 기간이 지난 후 환매 가능한 주식을 부여받는 것으로, 취득 시점에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스톡옵션과는 차이가 있다. 또 스톡옵션과 달리 RSU는 세제 혜택이 없어 최대 약 50%에 달하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한화는 RSU 제도 적용 대상을 대표이사와 임원들에서 주요 계열사 팀장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팀장급은 현금 보상과 RSU 보상 중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 RSU의 가득 기간을 기존 5~10년에서 3년으로 짧게 줄였다. 부여액의 50%는 주식, 나머지 50%는 주가연동현금으로 지급되는 점은 전과 동일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한화그룹 9개 계열사에서 총 4121명이 RSU를 받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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