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미 대선에서 원전건설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

원전추가 건설 2015년 오바마 이후 처음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수요감당못해
트럼프 재집권시 원전 대폭확대

박종국 승인 2024.06.13 13:36 의견 0
미국 조지아주의 보글 원전@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 이후 사실상 원전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이번 대선에서 원전이 핵심이슈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를 비롯해 여러 주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에서 원전의 추가건설이 추진되는 것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바이든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기존 풍력과 태양광 등 자연에너지에만 의존하기에는 미국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자연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으로 가는 그 중간단계로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원전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구상이다.

공화당의 유력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집권시 원전을 대폭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재집권 정책구상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를 현대화하고, 기존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한편, 혁신적인 SMR에 투자해 두 번째 재임기간 중 미국을 최고의 원자력에너지 생산국가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원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에 우호적이었던 미국인들의 시각을 180도 바꿔놓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는 아랍 산유국들의 단합으로 2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후 미국의 에너지정책을 원전 쪽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리부실 등의 이유로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인들은 원전은 나쁜 것이며, 원전을 주변에 들여서는 절대 안된다는 부정적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정치에서 원전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 카터를 꺾고 대통령에 오른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조지 부시에 이르기까지 원전은 마치 금지어 같은 취급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집권 2기때인 2015년 백악관에서 원전 건설에 대한 강한 추진의사를 밝혔지만 많은 주에서 원전을 유치하기를 포기하는 바람에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그로부터 9년이 지난 올해 미국에서 다시 원전 건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는 이미 35년전의 일이고, 원전을 재추진했던 2015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바이든과 트럼프, 두 대선후보가 한 목소리로 원전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