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 천종훈 전남도립대 인공지능드론학과 교수] 지금으로부터 약 120년 전인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형제 중 동생 오빌 라이트가 운전하는 '라이트 플라이어 1호’는 지상 3m 높이에서 12초 동안을 세계 최초의 동력비행으로 날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10여년 뒤인 1914년 촉발된 세계 제1차대전에서는 정찰과 전투를 담당하는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미국의 비행기들이 하늘을 무대로 날아 다녔습니다. 또한, 1955년부터 시작된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를 보면 전투기와 헬기들이 무척 많이 등장합니다.
이런 전장에서의 운용과 기술를 바탕으로 미국의 뉴욕에어웨이라는 회사는 대형헬기에 약 2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뉴욕 JFK공항과 맨해튼의 팬암빌딩 옥상을 오가는 정기노선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1~1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를 1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어서 무척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1977년 착륙 도중 발생한 사고로 5명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로 인하여 회사의 면허는 정지되고 얼마 후에 폐업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빠르고 편리한 항공 서비스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인근의 휴양지와 뉴욕의 중심부를 오가는 헬기 서비스들이 21세기에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인간을 불편함을 참지 못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꽉 막힌 도로에서 차에 갇혀있을 때 꼭 과학자나 엔지니어가 아니더라도 하늘로 날아가면 빠르고 편리할텐데 라는 생각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 두번씩은 해보지 않았을까요. 바로 그런 생각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헬기 서비스 그리고, 미래의 교통수단이라는 UAM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UAM을 항공산업이 아니라 제3의 교통산업이라고 바라봅니다. 비행기도 자동차도 아닌 세상에 없던 교통수단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공산업이 발달한 나라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도 관제, 무선통신기술, 소프트웨어기술 등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운용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면 UAM은 언제 어디에서나 실행 가능한 할 수 있는 일이 되가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도 말이죠. 우리나라는 통신의 강국일 뿐 아니라 이미 플랫폼 경제가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UAM산업에는 제격인 곳이죠.
이미 올해 10월 UAM 관련 법안 탄생하였고 정부와 기관들이 앞다퉈 UAM 도입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현재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증사업 1단계를 진행하고 있고, 내년 ▲아라뱃길(청라~계양) ▲한강(고양~김포공항~여의도) ▲탄천(잠실~수서) 노선에서 실증 2단계를 거친 뒤 2025년 상용화를 할 계획을 보면 하늘길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이 머지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UAM산업에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첫째, 안전의 확보입니다. 도심의 하늘길은 우리가 다녀보지 못한 곳이므로 어떠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설령 하늘길이라고 불리우는 공역을 잘 설정하고 많은 데이터를 준비하더라도 갑작스런 기상의 변화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각종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 확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람의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둘째, 소음문제 입니다. UAM은 도심에서 날아다니는 만큼 시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만큼 소음이 작아야 합니다. 헬리콥터 처럼 커다란 굉음을 낸다거나 두려움을 준다면 시민들은 외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UAM의 소음 수준은 현재 만족스러운 수준인 듯 합니다. 우리나라의 소음 기준인 150미터 상공에서 63dB(데시빌) 이하의 소음은 헬기의 소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정숙합니다. 하지만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주변의 소음에 대한 민원이나 반대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셋째, 비용의 문제입니다.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 UAM 초기의 운임은 비쌀 것이지만 활성화가 예상되는 2035년 이후의 요금은 택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용객의 수요가 택시만큼 많아지면 당연히 요금은 내려가겠지만 초기 도입시 조종사의 급여, 관제, 통신 등 고려해보면 요금은 상당히 높을 듯합니다. 추후 자동화가 된다면 요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제외되므로 더 낮은 요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용 문제를 언급하는 이유는 교통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자도 교통약자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야 미래의 교통수단이겠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적 수용성의 저변확대와 확보입니다. 꽉 막힌 도로가 아닌 하늘길로 빠르게 다니고 싶다는 것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좋아할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집 위로 날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홍보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한 사회적 협의와 토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도심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이라는 명제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결국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작부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점 이외에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UAM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현실입니다.시작이 되었다면 이제는 잘 하는 것이 관건이겠지요. 정부과 기관, 기업 그리고 학계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UAM산업에 대해 상상하고 빈칸을 매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집 위를 날아도 괜찮겠다, 우리 아이와 함께 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시민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UAM산업은 제대로 된 시작을 맞게될 것입니다.
천종훈 교수 약력
*현, 전남도립대학교 인공지능드론학과 학과장 (공학박사, 무선통신 전공)
*전) ㈜맥슨전자 기술연구소
*전) ㈜현대전자 통신연구소
*전) ㈜한화 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전) 한국 ITS 호남지회장
*전) 대한민국 기술자문위원
*현) 힌국정보기술학회 부회장
*현) 기관, 기업 등 평가 및 자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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